외환은행 등 채권단이 재무구조개선약정(MOU) 체결을 거부한 현대그룹에 대해 신규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외환은행은 8일 채권은행협의회 산하 운영위원회(외환, 산업, 신한, 농협 참여)를 열어 이날 오전 9시부터 현대그룹에 대한 신규 신용공여를 중단키로 결의하고 13개 은행에 통보했다.
신규 신용공여에는 신규 대출뿐 아니라 선박금융, 지급보증 등이 포함되며 이번 조치는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물론이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아산 등 현대그룹의 다른 계열사에도 적용된다. 다만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는 제외된다.
채권단 관계자는"약정체결 시한을 3번이나 연장해줬는데도 끝까지 거부한 만큼 약정 체결에 응할 때까지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약정 체결을 계속 거부할 경우 만기연장 거부, 기존 여신 회수 등 단계적으로 제재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측은 주채권 은행을 변경해 재무구조 평가를 다시 받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우리 입장은 변한 게 없으며 채권단이 이번 결의대로 실제 행동에 들어가는지를 지켜보고 향후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대그룹은 채권단이 신규 대출을 중단하더라도 1조2,000억원 이상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어 당장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채권단에 진 빚도 1조8000억~2조원에 이르러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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