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이 대기업이 '파이'(시장 규모 또는 성장 과실)를 다 먹고 있다며 삼성과 현대차 등을 정면으로 겨냥, 쓴 소리를 쏟아 냈다.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이익률 격차가 너무 커진 점과 상도의를 무시한 채 중소기업 인력들을 몽땅 빼내가는 사례 등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지경부 수장이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와 양극화 문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후속 조치 등이 이어질 지 주목된다.
최 장관은 8일 기자들과 만나 "전반적인 경제가 겨우 2년 전 수준으로 돌아 왔는데 파이는 대기업이 다 먹었다"며 "중소기업은 아직 2008년 수준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분기 경제성장률이 8.1%라고 하지만 잠재 성장률에 못 미치고 통계적 착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사람들은 '나한테 내려오는 건 하나도 없는데 누가 다 먹었냐'는 말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 장관은 또 삼성전자가 2분기 5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관련, "우리 대기업은 남유럽 재정위기로 환율 덕을 많이 봤다"며 "삼성전자도 환율 100원 차이로 조 단위 이익이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현대차를 보면 완성차 영업이익률이 15%인데 협력사의 절반 정도는 (영업이익률이) 2~3%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장관은 이와함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소프트웨어 인력을 모으라는 지시를 했다는 소문이 난 이후 소프트웨어업체 간담회에 갔더니 (업체들의 원성으로) 난리가 아니었다"며 "타깃을 정해서 그 라인 전체 다 데리고 가면 중소기업에겐 존망의 문제가 된다"고 비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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