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매지인 서울경제신문이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서울포럼 미래토론회에서 글로벌 산업계의 최고 전문가들이 한국 경제의 차세대 성장전략을 분야별로 제시했다.'IT분야에서는 인간화한 기술개발', '자동차에서는 글로벌 감각을 갖춘 기업가 정신 함양' 등이 제시됐는데, 이날 토론회에는 애플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IT)과 카를 한 폴크스바겐 명예회장(자동차), 그레고리 스톡 UCLA대 교수(바이오), 크리스 플레빈 월드와치 대표(기후변화ㆍ에너지) 등이 참가했다.
이들은 각 분야별로 진행된 토론에서 향후 우리 앞에 펼쳐질 산업의 미래에 대해 조명하고, 한국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IT, 사람의 얼굴이 필요하다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는"미래 IT기술은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을 넘어 사람의 삶 자체를 구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컴퓨터가 알아서 커피를 타고, 인간 감성을 자극하는 교항곡까지 작곡할 정도로 발전해 우리 삶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는 얘기다.
그는"IT분야는 기술을 오락과 단순 접목한 엔터테인먼트 시대를 거쳐 이제는 컴퓨터의 기능을 휴대폰 등 생활기기에서 구현하는 홈 라이프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컴퓨터와 TV, 오디오 기능을 한꺼번에 구현한 아이폰은 그 대표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IT산업도 이에 맞춰 제품개발을 할 때 기술발전 차제가 아닌 인간의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산업의 발전 동력은 기업가 정신
카를 한 폴크스바겐 명예회장은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국"고 말했다. 그는 정몽구 현대ㆍ기아차회장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으나,"한국 자동차 산업은 기업가 정신을 갖춘 최고경영자의 공격 경영으로 단시간에 높은 성취를 일궈냈다"고 평가했다.
한 명예회장은 "중국과 인도가 부상하고 전기차 개발을 위한 경쟁도 뜨겁지만, 미래 자동차 산업의 승자는 글로벌 마인드와 기업가 정신을 함께 갖춘 쪽이 될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현대ㆍ기아차가 자동차업계 부동의 1위 자리에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이오산업, 글로벌 파트너십이 관건
그레고리 스톡 UCLA대 교수는 "한국이 바이오 분야에서 앞서 나가려면 전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세계적 제약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으로 기술력을 가진 중국, 싱가포르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제시했다.
스톡 교수는 IT기술과의 접목도 강조했는데,"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원격진료 등을 위한 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 만큼 헬스케어 분야의 기술을 발전시킬 경우 훌륭한 수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도 차세대 성장동력
크리스 플레빈 월드와치 대표는 "녹색 에너지 분야에 투자할 경우 신규로 창출되는 일자리는 기존 에너지 분야보다 두 배나 많을 것"이라며 "세계 각국이 고용과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 할 수 있는 녹색 에너지 분야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요컨대 녹색 에너지 분야는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만큼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
플레빈 대표는 "한국은 석유, 석탄 등 화석 에너지 의존도가 높지만 높은 교육수준과 기술 수준을 감안할 때 앞으로 녹색 에너지 분야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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