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13-5, 유효 슈팅 5-2, 패스 590-441, 패스 성공률 81%-75%.'
팽팽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무적함대' 스페인은 그라운드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부문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압도하며 경기를 지배했다.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 당연한 결과였다.
스페인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독일을 꺾고 80년 만에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스페인은 8일 오전(한국시간) 더반스타디움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후반 카를레스 푸욜의 결승 헤딩골을 앞세워 독일을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스페인은 12일 오전 3시30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스타디움에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대망의 결승전을 치른다. 스페인과 네덜란드 모두 '꿈의 무대'인 월드컵 정상에 처음 도전하는 만큼, 한치의 양보 없는 혈투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대회까지 13차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스페인의 역대 최고 성적은 1950년 브라질 대회 때의 4위. 월드컵과는 유독 악연이 많았다. 그래서 '무관의 제왕'이라는, 내키지 않는 타이틀이 늘 따라 다녔다.
이제 월드컵 징크스를 털어 냈고, 더욱이 승리를 거둔 상대가 독일이어서 기쁨은 더했다. 스페인은 역대 월드컵에서 독일과 만나 2무1패에 그쳤다.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 결승에서 독일을 1-0으로 누르고 메이저 대회 우승 징크스를 털어낸 데 이어 또 다시 독일을 밟고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더 이상 스페인에게 월드컵과 독일 징크스는 없었다.
스페인은 전반 초반부터 독일을 강하게 몰아 부쳤다. 중원에서부터 물 흐르듯 이어지는 빠르고 정교한 원 터치 패스를 통해 주도권을 잡았다. 스페인은 전반 6분, 원 톱으로 나선 득점 공동 선두(5골) 다비드 비야가 페드로의 스루 패스를 받아 수비수 뒷공간으로 파고든 뒤 미끄러지면서 슈팅을 날리며 포문을 열었다. 이번 대회에서 스페인(7골)보다 2배 가까운 13골을 터트리는 등 막강 화력을 선보였던 독일은 오히려 수비에 치중했다.
후반 들어 더욱 공세의 고삐를 당긴 스페인. 70%에 가까운 압도적인 볼 점유율과 81%의 높은 패스 성공률에도 마무리가 아쉬워 애를 태웠던 스페인의 해결사는 베테랑 수비수 푸욜이었다. 후반 28분 사비가 올린 코너킥을 문전을 향해 솟구쳐 오르면서 천금의 헤딩골을 터트렸다.
만회골을 노렸던 독일은 그러나 이번 대회 4골 3도움을 올린 토마스 뮐러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데다 미로슬라프 클로제(4골), 메주트 외칠(1골 3도움)이 끝내 침묵하면서 무릎을 꿇어야 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 20년 만의 우승 꿈도 물거품이 됐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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