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기피 논란 MC몽 '놀러와' 출연 문제없나." 최근 MC몽에 대한 한 기사 제목이다. 병역기피 의혹이 제기된 MC몽의 오락 프로그램 출연이 적절하느냐는 것이다. 치주질환으로 어금니를 뽑아 군 면제가 된 것은 그렇다쳐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인기 연예인이 다시 이를 해 넣지 않은 건 의심을 살만하다. 네티즌들은 그가 진행하는 SBS '하하몽쇼'의 하차를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MC몽은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군 면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조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단지 의혹만으로 출연을 정지시킬 수 있을까. 이효리도 비슷한 논란을 겪고 있다. 자신의 앨범 수록곡 중 일부가 외국곡을 도용했다고 인정한 그가 '하하몽쇼'에 출연한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의 곡들은 이효리도 그 곡을 도용한 작곡가에게 사기를 당해 산 것이다. 고용한 작곡가의 곡을 꼼꼼하게 체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방송 출연까지 막을 수는 없다.
얄미울 수는 있다. 요즘 연예인들은 좀처럼 잘못을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않는다. 때론 한 줄짜리 사과만 하고 태연하게 활동한다. 대중이 그들에게 할 수 있는 건 여론을 형성해 TV 출연정지 같은 '넷벌'(네티즌이 주는 벌)을 주는 것 밖에 없다. 하지만 그건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을 때 해도 될 일이다.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의혹에 의한 여론몰이나 특정인에 대한 지나친 인신공격이 사람을 어떻게 망가뜨릴 수 있는지 충분히 경험했다. 최근에는 타블로가 학력위조 논란에 시달리다 성적증명서를 공개한 것은 물론 모교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일도 있었다. 특히 언론이라면 의혹만으로 논란을 확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물론 MC몽이 의혹을 벗으려면 병역기피 여부와 별개로 자신이 왜 이빨을 해 넣지 않는지 밝혀야 할 것이다. 이효리도 대중에 대한 사과 외에 도용한 곡의 원작자에게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말해야 한다. 하지만 그 방법이 출연정지 요구는 아니다. 그보다는 어떤 네티즌들처럼 MC몽의 임플란트 비용을 대겠다고 나서는 게 훨씬 좋아 보인다. 위트도 있을뿐더러, 자신들이 궁금한 부분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는가.
MC몽이 싫을 수도 있다. 의심이 갈 수도 있다. 이효리가 TV에 나오는 걸 뻔뻔하다며 욕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그들의 생업을 막을 수는 없다. 짜증이 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연예인에 대한 호불호 이전에 사회를 지탱하는 원칙을 지키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당분간 MC몽이나 이효리를 편한 마음으로 보기에는 여러 생각이 들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대중문화평론가 lennone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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