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별들의 몰락'이다. 기대를 모았던 스타 플레이어와 스타 출신 감독 중 어느 누구도 남아공월드컵의 주연이 되지 못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카카(브라질), 웨인 루니(잉글랜드) '빅4'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남아공무대와 작별했고, 스타 출신의 사령탑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과 둥가 브라질 감독을 비롯해 '우승청부사'로 명성을 날렸던 명장 마르첼로 리피 이탈리아 감독,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감독도 쓸쓸히 짐을 쌌다.
마라도나 감독은 '스타 4인방의 몰락'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내던졌다. '스타의 이기적인 플레이'가 사라졌다는 게 마라도나 감독의 생각이다. 마라도나 감독은 "내가 뛰었던 시대와 달리 스타들의 이기적인 플레이가 줄어들었다. 우리 팀의 스타들도 충분히 이기적이지 않다"며 "스타들도 팀 플레이에 충실 하려 하고 모든 것을 팀과 함께 하기를 원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 축구에서 '팀 워크'가 가장 중요시되고 있는 까닭에 팀 워크를 저해하는 행동이나 플레이를 스타들도 가능한 하지 않는다는 게 마라도나 감독의 의견이었다. 이 같은 추세로 인해 남아공월드컵에서 스타들의 화려한 발 재간과 개인기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스타 출신 사령탑들과 명장들이 줄줄이 죽을 쑨 것도 이번 월드컵의 특징.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인 마라도나 감독은 남아공월드컵 이전부터 화제였다. 마라도나 감독의 지도력에 의문을 품는 전문가들이 많았고, 아르헨티나가 화려한 공격진을 지녔던 까닭에 '마라도나호'는 언제나 이슈였다.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와 16강 멕시코전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보여주자 마라도나 감독의 평가는 호조됐다. 마라도나 감독은 "나를 비난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나를 숭배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결국 마라도나 감독은 독일과 8강전에서 0-4 대패를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인 둥가 감독은 '브라질의 캡틴'으로 명성을 날렸고, 94년 미국월드컵 우승 주역이었다. 출전하는 대회 마다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순항했던 '둥가호'는 네덜란드와 8강전에서 1-2로 역전패, 6번째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8강전 패배로 충격에 빠진 브라질은 결국 둥가 감독 경질로 사태 수습에 나섰다.
우승을 위해 데려왔던 카펠로 감독도 16강 탈락으로 호된 월드컵 신고식을 치렀다. 특히 카펠로 감독이 월드컵에 참가한 사령탑 중 연봉 랭킹 1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잉글랜드의 성적표는 더욱 초라했다. 카펠로 감독의 연봉은 990만달러(약 121억원)에 달했다. 연봉 랭킹 2위(약 50억원)인 리피 감독도 월드컵 2연패에 실패했다. 이탈리아의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리피 감독은 '우승청부사'로 또다시 중용됐지만 조별리그 탈락으로 비난의 중심에 섰다. F조의 이탈리아는 2무1패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일찌감치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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