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보, 고마워'·'양덕 원이야기'·'코끼리에 관한 오해' 3편 공연
제이앤디예스 '여보, 고마워'
가족은 영원한 안식이다. 경제 위기가 남긴 생채기가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가족을 바라보는 무대의 시선은 다양하다.
제이앤디예스의 고혜정씨의 '여보, 고마워'는 대중적 에세이를 모티프로 2008년 초연된 이래 세 번째 무대를 갖는 연극판 스테디셀러. 무기는 기시감이다. 만년 고시생에다 전업주부인 남편 역에 박준규ㆍ서범석, 슈퍼맘인 아내 역에 오정해ㆍ이현경씨 등 매체와 뮤지컬에서 지명도 높은 연기자들을 더블 캐스팅했다. 지극히 일상적인 언어가 이들을 통해 무대의 사실성을 높여준다. 권호성 연출. 8월 21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02)548-0597
극단 차이무 '양덕원 이야기'
극단 차이무의 '양덕원 이야기'는 인터파크 관람 후기 등 연극 팬들의 입소문 덕에 지난 5월 상연을 시작한 이래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파스타'의 이성민ㆍ오용, '추노'의 최덕문, 영화와 뮤지컬 등으로 이름을 알린 김소진ㆍ김지현씨 등 대중성 높은 배우들이 치고 받으며 이뤄내는 조화가 무기다. '늘근 도둑 이야기' '슬픈 연극' 등 '차이무 생연극 2010'이라는 이름으로 일련의 무대를 펼쳐오고 있는 이 극단의 잘 익은 앙상블 연기는 무대의 감흥을 높여준다. 8월 1일까지 차이무극장. (02)747-1010
극단숲 '코끼리에 관한 오해'
극단 숲의 '코끼리에 관한 오해'는 심상찮다. 세상에 적의를 가진 두 외톨이 모자가 펼치는 무대 풍경은 에드거 앨런 포의 괴기스런 '어셔 가의 몰락'을 보는 듯하다. 아무도 찾지 않는 지하방에서 뜨개질을 하는 어머니와 소설을 쓰는 아들의 이야기다. 바깥 세상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아들과, 그 싹을 자꾸만 잘라내려 하는 어머니의 존재를 밝혀가는 무대다. 극히 폐쇄적인 이들이 바깥 세상에 대해 적의를 갖고 벌이는 풍경은 이 세계의 폭력성을 역으로 증거한다. 작가 전은숙씨는 "자식에게 일방적으로 주면서 무의식적으로 그 대가를 바라는 한국적 현실을 반성하게 하고 싶었다"며 "오락성 일변도의 대학로에 대한 반명제로 읽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씨는 32번째가 되는 이 작품으로 2007년 옥랑희곡상을 받았다. 장익렬 연출. 21~25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02)762-0010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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