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휴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주일만…."
혹시나 했던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의 여름휴가가 결국 일주일짜리 '한국식' 단기휴가로 낙착됐다. 이 사장은 6일 "이번 휴가는 부득이 12일부터 16일까지 짧게 잡았다"며 "지리산 인근에서 한옥 스테이를 하며 지리산 둘레길을 걸어보고, 이어 서해안으로 옮겨 민박을 하며 휴식을 취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귀화 외국인 최초의 공기업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장기휴가 문화 정착에 앞장 서겠다던 그가 2주 휴가의 물꼬를 텄으면 했던 기대는 일단 무산됐다.
그는 지난 2월 "국무총리부터 2주 휴가를 가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휴가문화 개선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공사 관계자는 "조직 수장으로서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며 우리 사회의 팽팽한 긴장감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이 사장은 "한국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는 것에만 익숙해 쉬는 것에 대해서 아직까지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전 우리 선비들은 몇 개월씩 들여 금강산이나 국내의 유적지를 찾아가면서 천천히 느끼고 즐겼는데 그런 여유로운 전통 여가문화가 언제부턴가 사라졌다. 사람들은 휴가를 일하는 시간을 뺏는 것으로만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한편 이 사장이 단기휴가를 택하면서 2주 휴가계획을 냈던 공사 직원들 중에서도 계획대로 장기간 휴가를 떠날 이들은 극히 드물게 됐다. 공사 관계자는 "일부 임원들의 경우 사장의 휴가기간에 맞춰 자신들의 휴가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사장은 "가을이나 겨울쯤에 2주 휴가를 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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