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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개통 40주년/ 버너로 도로 녹이고, 빨리 굳는 시멘트로 터널공사…工期 확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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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개통 40주년/ 버너로 도로 녹이고, 빨리 굳는 시멘트로 터널공사…工期 확 줄였다

입력
2010.07.0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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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기간 2년 5개월'.

총 연장 428㎞, 4차선의 고속도로를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기록이었던 만큼 경부고속도로 건설 공사는 곳곳에서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이뤄졌다.

우선 공기를 줄이기 위해 특수 트럭이 동원됐다. 지반 다지기는 통상 땅이 어는 겨울을 피해 이뤄지는 작업. 하지만 봄이 되길 기다릴 수 없어 땅을 녹이는 작업이 병행됐다. 꽁무니에 대형 버너를 매단 '버너 트럭'이 몇 차례 지나고 나면 그 뒤를 육중한 롤러가 따르면서 지반을 다지는 방식이다. 이 트럭이 여의치 않거나 급한 경우에는 땅 위에 짚을 깔고 그 위에 기름을 부어 불을 질렀다.

공사장은 또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갔다. 최대 난공사로 꼽히는 대전공구 주감독을 맡았던 심완식(72)씨는 "공기를 줄이기 위해 화약 발파 작업이 유난히 많았다"며 "꽝꽝하는 소리를 들으며 일을 미친 듯이 했다"고 말했다.

대전공구 중에서도 최대 난코스는 당재터널 공사였다. 거기만 뚫으면 경부고속도로 공사 다 끝났다고 할 정도였다. 심씨는 "사람과 장비가 현장에 접근하기 위한 길 만드는 데에만 몇 달이 걸리고, 지반이 약해 툭하면 무너져 공시기간에 13번이나 무너졌다"며 "공기를 도저히 맞추지 못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도 비상한 기법이 동원됐다. 당시 공사를 맡았던 현대건설이 일반 시멘트보다 20배 가량 빨리 굳는 시멘트를 생산, 굴을 파자마자 그 자리에 그 시멘트를 바른 것. 6개월이 걸려도 뚫리기 어려울 것이라던 700m짜리 터널은 세 달 만에 뚫렸다. 경부고속도로 준공식을 열흘 앞둔 6월 27일이었다.

이처럼 속도전으로 공사를 치르다 보니 희생자도 유난히 많았다. 전체 77명의 사망자가 나왔는데 당재터널 공사에서만 9명이 희생됐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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