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챔피언 스페인이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을 노린다. 상대는 '토너먼트의 절대 강자'로 불리는 독일이다.
8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 더반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스페인과 독일의 준결승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월드컵의 백미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08년 유럽선수권 결승전에서 맞붙은 이후 2년 만의 리턴 매치라는 점에서 흥미를 더한다.
화려한 선수 구성에도 불구, 월드컵과 유럽선수권에서 번번이 기대를 밑돌았던 스페인은 2008년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독일을 1-0으로 꺾고 '무관의 제왕'이라는 불명예를 떨쳐 냈다. 스페인이 독일을 또 다시 꺾을 경우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백중한 전력이다. 승부는 중원 대결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거푸 4골을 몰아치며 '벌떼 공격'의 위력을 과시했다. 독일의 질풍 같은 공세는 중앙 미드필더 메주트 외칠(베르더 브레멘)과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의 완벽한 호흡이 있기에 가능했다.
외칠이 공격형 미드필더, 슈바인슈타이거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 이 같은 분류는 의미를 잃는다. 슈바인슈타이거가 공격에 가담할 때는 외칠이 그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외칠이 공세를 주도할 때는 슈바인슈타이거가 뒤를 든든하게 받친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앞세운 막강 공격진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도 외칠과 슈바인슈타이거의 호흡 앞에 네 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스페인은 사비 에르난데스(이하 사비ㆍ바르셀로나)가 지휘하는 정교한 미드필드진으로 독일의 '벌떼 공격'에 맞선다.
넓은 시야와 정확한 킥으로 '패스 마스터'로 불리는 사비는 스페인의 전술 축이다. 유로 2008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MVP는 다비드 비야(발렌시아),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등 간판 공격수들 대신 사비에게 돌아갔다. 사비는 이번 대회 5경기에서 464번의 패스를 시도해 372개를 성공시켰다.
패스 시도와 성공 수 모두 단연 1위다. 정확도는 80퍼센트에 달한다. 사비의 발을 거치지 않고는 스페인의 어떤 플레이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비는 특히 포르투갈과의 16강전(1-0)에서 105개의 패스 중 91개를 성공시키는 활약으로 '맨 오브 매치'에 선정됐다.
사비의 뒤를 받치는 사비 알론소(리버풀), 세르히오 부스케츠(바르셀로나)도 수비형 미드필더지만 웬만한 플레이 메이커 이상의 '킬 패스' 능력을 자랑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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