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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 조직 왜 이렇게 분별없고 허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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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군 조직 왜 이렇게 분별없고 허술한가

입력
2010.07.0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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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휴가 중인 공군 장교와 가족 등을 태운 해군 고속단정(RIB)이 암초에 부딪쳐 일어난 사고는 군을 아끼는 이들도 혀를 차게 한다. 천안함 사태로 신뢰가 추락한 때에 이런 불상사까지 일어난 것이 딱하다."작전용 보트를 유람에 썼다"고 개탄하는 것이 아니다. 무슨 일을 하든, 군 조직은 원칙과 사리를 잘 분별하고 안전에도 빈 틈이 없어야 한다. 도무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고속단정에 탔던 장교들은 국방부 정보부대 휴양시설에서 고교 동문 해ㆍ공군 장교 및 가족 30여명이 함께 휴가를 즐겼다. 동문인 해군 대령이 소개했다고 한다. 휴양시설 운영규정이 어떻든,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위관ㆍ영관급 군인들이 예비역 동문 몇몇과 함께 군 휴양시설 혜택을 누린 것을 크게 탓할 건 아니다. 그 중 일부가 해안 풍경을 배로 둘러보고 싶다고 한 것도 언뜻 자연스럽다.

그러나 정보부대 측이 선뜻 배를 내 준 것은 여러모로 분별없는 짓이다. 고속단정이 반드시 침투작전용이어서가 아니다. 군 견학이나 병영 체험 등 대민 홍보를 위해 더 중요한 시설과 장비도 사용한다. 다만 천안함 사태의 파장과 국민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군용 보트를 유람용으로 쓰는 모습을 보인 것은 지각 없는 일이다. 주민들은"주말이면 군인가족들이 고속단정을 타고 다녔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런 주변 정황에 비춰 볼 때, 정보부대의 특성이 비상한 상황을 무시한 바탕이 아닌가 싶다. 공군장교 일부가 방위사업청 소속인 점도 짙은 안개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보트를 운항한 배경으로 의심할 만하다.

경위가 어찌됐든 문제의 근본은 군 지휘관과 간부들의 안이한 생각이다. 개인적 청탁 때문이 아니라 군과 구성원을 배려한 것이더라도, 민간인을 군용 보트 등에 태울 때는 안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군인가족이라도 사고에 따를 배상책임 등을 미리 고려해야 한다. 그런 일에 허술한 지휘관과 군이 전투태세는 빈틈없이 갖출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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