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미디어아트, 컴퓨터음악 등과 꾸준히 작업해 왔어요. 이번 무대는 그 연장선에서 그간 작업의 발전을 약속하는 다짐의 무대예요." 박지하(26)씨의 말은 견고하다. 그가 음악 동지 서정민(26)씨와 함께 무대 '숨'을 준비하고 있다. 인도 타악기 타블라 주자 조성모(31)씨도 함께하는 무대다.
7곡의 작품 모두 이들이 함께 쓴 곡이다. 그 중 가장 긴 곡 '아까시 나무'는 연주하는 데 10분 30초가 걸린다. 무분별한 식수로 결국 꿀벌의 이상 행동까지 초래한 최근의 환경 교란 양상을 그린 창작 국악이다. 생황과 가야금의 서정적 합주가 어둠을 헤집고 결국 희망적 선율로 매듭짓기까지의 뜻을 객석이 알아주었으면 한다.
6분으로 가장 짧은 곡 'PlayㆍLogic'은 우리말 발음상으로 유사한 놀이와 논리라는 두 말을 영어 제목으로 만든 결과다. 박씨는 "그 둘의 교차점이 바로 예술이라는 한 외국 작가의 인터뷰를 감명깊게 보고, 그 느낌을 컴퓨터 음악과 미니멀 뮤직으로 표현한 곡"이라고 말했다. 생황과 가야금이 번갈아 연주하는 테마 선율의 반복은 마치 현대음악 작곡발표회에 와 있는 듯한 감흥을 주기 족하다.
"우리에게 작품 위촉은 없어요.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즉흥 선율을 발전시킨 결과가 이번 무대죠." 지난해 컴퓨터음악 작곡가 남상봉씨가 이들의 '물'을 편곡, 캐나다 국제컴퓨터음악 컨퍼런스에 초청 연주됐고, 이 선율이 이번 무대에 '숨'이란 제목으로 올랐다는 말이다. 이번 무대의 총 공연시간 70분은 국악이 현대 문명을 어떻게 자기 진영으로 끌어안을 수 있나를 입증하는 발언이라는 예측이 그래서 가능하다.
"공연 성과를 분석해서 다른 장르와의 협업을 더욱 발전시킬 생각이에요. 무용, 미디어아트, 시각예술 등등…." 박씨는 피리와 생황, 서씨는 가야금을 연주한다. 13, 14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02)515-5123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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