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구 소련 국가인 그루지야의 영토통합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자 러시아가 “제 3자는 개입말라”며 비난하고 나서 그루지야를 둘러싼 미ㆍ러 양국의 대립각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5일 AP, AFP에 따르면 이날 그루지야를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미하일 샤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과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은 그루지야의 주권과 영토 통합 노력에 대해 변함없는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클린턴 장관은 “미국은 러시아에 2008년 8월 휴전협정을 따르라고 요구해왔다”며 “러시아는 전쟁 전 상황과 같이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에 대한 점령과 군대주둔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친미 성향의 샤카슈빌리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재설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영토통합 노력에 지지한 것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그 점이 우리가 미국을 사랑하는 이유”라며 미국에 사의를 표했다.
지난 2008년 8월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 두 지역의 영토권을 놓고 러시아와 전쟁을 치렀던 그루지야는 휴전협정 이후에도 자치공화국으로 운영되는 두 지역을 놓고 러시아와 갈등을 빚어왔고, 미국은 카스피해 연안국 거점으로 활용해온 그루지야를 지지했다. 러시아는 종전 이후 두 지역을 독립국가로 간주, 해당 지역에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러시아 군인 수백명을 주둔시켜 미국을 자극했다.
클린턴 장관의 그루지야 지지 발언에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인테르팍스 통신에 “두 지역이 점령 상황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해방됐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며 “두 지역과 그루지야 간 협상에 제3자(미국)가 개입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도 성명을 통해 “이 지역은 러시아의 점령 아래 놓여있지 않다”며 클린턴 장관을 비난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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