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못말리는 軍'… 이번엔 훈련용보트로 유람
알림

'못말리는 軍'… 이번엔 훈련용보트로 유람

입력
2010.07.05 17:33
0 0

고교 동문 사이인 군 현역 간부와 그 가족들이 서해에서 무단으로 대북정보부대의 특수작전용 보트를 타고 해안 관광을 나갔다가 배가 뒤집혀 3명이 중태다. 천안함 사태로 대북경계태세가 강화됐지만 이에 아랑곳 없이 주요 군사장비를 사적 용도로 이용한 것이다. 특히 고교 동문 선배인 현역 해군 대령이 이를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국방부와 해경에 따르면 천안함 침몰 100일 째인 3일 오후 7시45분께 충남 태안군 소원면 모항항에서 200여m 떨어진 해역에서 군인 가족 친구 등 15명이 탄 고속단정(RIB)이 썰물로 수면 위에 솟아오른 바위에 부딪쳤다. 충격으로 배가 전복되면서 공군 소령의 부인과 공군 대위 등 3명은 상태가 심각해 대형병원으로 실려갔고, 나머지 12명은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탑승자는 공군 소령, 대위, 소위 각 1명과 해군 원사, 하사 각 1명 등 군인 5명, 군 가족 8명, 군인과 절친한 민간인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군 장교 일부는 방위사업청 소속이고, 민간인 중에는 예비역 장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고속단정을 운전한 이 부대 소속 원사와 하사를 제외한 군 간부들은 서울 B고 동문 사이였다. 이들은 동문 선배인 해군본부 정보처장 이모 대령의 소개로 주말을 맞아 이곳에 있는 국방부 정보사령부 소속 대북정보부대인 911부대가 운영하는 휴양 시설에서 모임을 갖고 있었다. 이날 모임 참석자는 대령 2명 등 해ㆍ공군 간부와 가족 3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타고 나간 고속단정은 인명구조가 아니라 대북 침투대비 훈련과 상륙작전에 투입되는 배였다. 당연히 일반 군인은 물론 민간인 탑승도 금지된 장비다. 특히 사고 당일 안개가 너무 짙어 운행이 불가능했지만 윗선에서 "해상승조체험이니 하자"고 요구해 어쩔 수 없이 강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터지자 태안지역 주민들은 "주말이면 군인과 가족들이 찾아와 고속단정을 타고 다녔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편법관광이 군 내부의 관행이나 마찬가지였다는 비판이다.

국방부와 해군2함대사령부는 정확한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를 조사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개인적인 친소 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군 조직의 병폐가 고스란히 드러난 사고"라고 말했다.

김용태기자 kr8888@hk.co.kr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