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자녀 3명이 대우조선해양에 조선기자재를 납품하는 G기업의 주식을 대량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검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가 정치권에서 제기된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유임인사 로비의혹에 대해 확인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천 회장의 자녀 3명이 보유한 주식수는 10만주를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고 있는 천 회장은 현 정권 실세 기업인으로 통한다.
검찰은 천 회장 측이 이 주식을 취득하게 된 경위와 주식의 정확한 성격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G기업의 최대주주인 이모 회장을 비롯, 회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키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천 회장 측의 주식 취득과 남 사장 사이에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에 있는 G기업은 1993년 고철 등 철재류를 가공하고 판매하는 회사로 설립된 뒤 조선기자재업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천 회장은 이날 본보의 사실확인 요청에 "회의 중"이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천 회장의 측근 인사는 "우리가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천 회장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앞서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의 또 다른 협력업체이자 G기업 이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는 I사의 납품과정과 자금흐름에 대해 조사를 벌여 비자금이 조성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I사 측이 2004∼2008년 대우조선해양에서 받은 선급금 일부를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으로 보고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 받아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사장직 유임 과정에 대한 로비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지금까지 검찰이 확인한 것은 없다"며 "수사가 길어질 수도 있으나 검찰의 수사의지는 매우 강하다"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그러나 로비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박영선 의원 측은 "최근 법무부에 남 사장과 관련된 검찰 수사가 지연되는 이유와 남 사장의 출국금지 여부를 알려달라고 서면 질의했지만 법무부는 개인 프라이버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