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 탈락으로 나란히 짐을 싸고 돌아온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귀국 풍경이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를 떠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자국에 도착했다. 4강 진출 실패라는 똑 같은 결과를 안고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아르헨티나는 따뜻한 환대를 받은 반면 브라질은 거센 원성과 욕설 등의 곤욕을 겪어야 했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에는 이날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기다리는 수천 명의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은 '아르헨티나', '디에고' 등이 적힌 레플리카를 들고 돌아온 스타들을 따뜻하게 감싸줬다.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을 보기 위해 투크만 지역에서 1,400km를 달려 왔다는 한 팬은 "마라도나 감독을 보게 돼서 너무 기쁘다. 우리는 내년에 열리는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 남아공월드컵의 아쉬움을 만회할 것"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또 대부분의 팬들은 '디에고 대표팀에 남아줘'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마라도나 감독이 계속해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아주기를 간절히 염원했다.
반면 브라질의 귀국 풍경은 욕설이 난무했다. 브라질이 네덜란드에 1-2로 역전패를 당해 충격을 받은 팬들은 대표팀 비난에 열을 올렸다. 이로 인해 대표팀은 삼엄한 경호 속에 겨우 공항을 빠져 나갈 수 있었다. 비난의 표적이 된 선수는 네덜란드전 패배의 원흉이 됐던 펠리페 멜루(유벤투스).
네덜란드전에서 퇴장 당한 멜루는 욕설을 서슴지 않은 팬들 사이를 겨우 뚫고 아버지의 차를 타고 서둘러 공항을 떠났다. 둥가 감독 역시 침묵을 지킨 채 공항에 대기해 있던 차를 타고 이동했다. 끝내 눈물을 터트린 골키퍼 줄리오 세자르는 팬들에게 사과의 말을 던지기도 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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