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재' 베르트 판마르베이크(58) 감독이 네덜란드 축구 영웅들이 실패한 월드컵 우승을 이룩할 수 있을지에 눈길이 쏠린다.
네덜란드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4강에 올랐지만 '네덜란드답지 않은 축구'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전통적인 빠르고 공격적인 스타일의 축구 대신 수비를 강화한 신중한 전술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대표팀의 변신은 '전통적인 네덜란드 사령탑'과는 거리가 먼 판마르베이크 감독의 경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네덜란드는 1970년대 이후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고 많은 명장과 슈퍼 스타를 배출했다. 그러나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명장도, 슈퍼 스타 출신도 아니다. 선수와 지도자로서 그가 쌓은 경력은 지극히 평범하다.
판마르베이트 감독은 현역 시절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1969년부터 1988년까지 네덜란드 리그에서 공격수와 미드필더로 활약했지만 미미한 활약에 그쳤다. A매치 출전 경험도 한 차례에 그친다. 현역 시절 1988년 유럽선수권 우승을 주도하며 세계 최고의 스타 대접을 받았던 전임 프랑크 레이카르트(1998~2000년), 마르코 판바스턴(2004~2008) 감독과 대조된다.
1982년 지도자로 입문한 이후에도 좋은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페예노르트에서 다섯 시즌 사령탑을 맡았지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고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는 2006년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토털 사커의 창시자로 불리는 지략가 리누스 미헬스(1990~1992), 강력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거스 히딩크(1995~98), 딕 아드보카트 전임 감독(1992~1995, 2002~04)과 비교할 수 없는 경력이다.
그러나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화려하지 않지만 이기는 축구'로 남아공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범재 감독'이 네덜란드 축구의 월드컵 무관 한을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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