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황모(31)씨는 두 달 전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새 아파트에 입주하기 전 집 정리를 한 뒤 다음날 두통으로 온종일 곤혹을 치렀다.
본래 호흡기가 민감한데다 아토피 피부염까지 있던 터라 '이 집에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중 한 인터넷 카페에서 우연히 새 아파트 공기질 검사서비스를 알게 된 황씨는 바로 검사를 신청했는데 검사 결과 집안 공기 오염 수준은 기준치 이하였다.
황씨는 "심리적인 이유인지 몰라도 실내 공기가 깨끗한 것으로 판명되니까 마음이 놓였고, 지금 잘 살고 있다"며 "새 아파트에 입주를 앞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올해 3월 시작한 신축아파트 실내공기질 검사 서비스가 호응을 얻고 있다. 공공기관이 새집 증후군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주기 위해 개별적으로 신청을 받아 무료로 검사해 주는 것은 처음이다.
5일 연구원에 따르면 3월부터 6월 초까지 세 달간 이 서비스를 이용한 도 내 새 아파트 입주자는 10가구에 불과했지만 최근 소문이 나면서 하루 2, 3건씩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신청 지역도 용인·평택·고양·광명·파주시 등 도 전역에 확대되고 있다.
실내공기질 검사는 포름알데히드, 벤젠, 톨루엔 등 6개 항목이 대상이다. 신축한지 6개월 이내 아파트에 사는 도민이면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고체 흡착관과 카트리지를 이용한 공기 샘플링에는 가구당 약 1시간30분이 걸린다. 약 2주 뒤 검사 결과가 나오면 전화와 이메일로 통보해준다.
권보연 연구원 생활환경팀장은 "보건환경연구원에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없어 실내 공기질 검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입주 직후에는 페인트 바닥재 벽지 접착제 등에서 발생한 유해화학 물질로 실내공기가 오염이 가장 심각하지만 체계적인 관리는 전무하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앞으로 더욱 신청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시·군이 간이 검사장비를 구비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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