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코브(The Cove)'란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슬픈 돌고래의 진실'이란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루이 시호요스 감독 작품인 이 다큐멘터리는 일본 포경마을 와카야마 현 타이지(太地)에서 매년 돌고래 2만3,000여 마리를 '학살'하는 것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자신들의 비밀을 은폐하려는 주민의 경계 속에서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해 비밀리에 촬영한 이 다큐멘터리는 여러 척의 어선을 이용해 돌고래를 포구 안으로 몰아서 어부들이 작살로 돌고래를 마구 찔러 죽여 포구가 돌고래 피로 시뻘겋게 물드는 섬뜩한 현장을 최초로 공개합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카메라맨 출신의 시호요스 감독은 이 다큐멘터리로 제82회 아카데미 어워드 장편 다큐멘터리 상을 비롯해 지난해와 올해 10개에 가까운 국제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에 대한 일본인의 반응이 궁금했는데 지난 3일부터 일본 내 6개 영화사에서 상영을 시작했습니다.
일본 영화인과 언론의 일본 내 개봉 요구 여론에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여전히 극우단체의 비난은 심해 경찰의 경비 속에서 일본인도 몰랐던 진실이 상영되고 있습니다. 시호요스 감독이 지난 3월에 울산 장생포를 다녀갔습니다. 장생포에서 그가 남긴 말은 "울산에서는 고래고기 식당이 잡초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장생포도 그의 다큐멘터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슬쩍 불안해집니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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