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성에 차지 않는다.’
비룡의 승천의 끝은 어디일까. 전반기도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2위 두산과 무려 10경기 차. 지난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1위 팀의 이 같은 독주는 전례가 없는 ‘사건’이다.
지는 법을 잊어버린 SK의 독주에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두산도 손수건을 던진 분위기다. 5일 현재 75경기에서 53승22패, 승률은 7할7리에 이른다.
그러나 ‘승부사’ 김성근 SK 감독의 사전에 ‘만족’이라는 단어는 없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을 확정한 후 “여전히 승리에 배고프다”를 외쳤던 히딩크 감독을 연상케 한다.
지난 2007년 SK를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고도 그 다음날 2군 훈련장을 찾았던 김 감독이니 새삼 놀라울 일도 아니다. 이제 사실상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쓰는 일만 남은 김성근 감독은 5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도 위기다.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고삐를 더욱 조였다.
▲7할 승률을 넘었고, 2위 두산과 10경기 차다. 이쯤 되면 ‘게임’은 끝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데.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야구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매 경기 최선을 다 해야 한다.
▲두산과의 주말 맞대결을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했는데.
=상대가 두산인 건 중요하지 않다.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팀마다 컨디션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두산이 조금 좋지 않았고 우리가 좋았다.
▲6월까지 50승 목표를 최소경기로 달성했다. 남은 시즌에서 어느 정도 승률을 올리면 한국시리즈 직행 안정권이라고 보는지.
=82승이 목표다. 53승을 했으니 남은 경기에서 5할 승률 정도를 하면 목표 승수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시즌 초반에 부상병들이 많아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16연승까지 달리기도 했다. 위기가 있었다면.
=지금도 위기다. 그때 그때 고비를 잘 넘기는 것뿐이다.
▲채병용과 윤길현의 군입대로 인한 전력 누수는 어느 정도인지.
=둘의 공백이 컸는데, 이승호와 정우람이 기대 이상으로 잘 던져주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KIA의 부진을 예상했는지. 물론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지만 다시 한국시리즈에서 붙고 싶었는데 아쉽지는 않나.
=KIA와 다시 붙고, 안 붙고는 중요하지 않다. 상대가 누구든 최선을 다해 SK의 야구를 해야 한다.
▲6일부터 최근 10연승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삼성과 붙는다. 올시즌 모든 팀들을 압도한 가운데 삼성에만 6승6패로 호각세를 보였는데.
=좋은 팀이다. 투수들이 괜찮다. 삼성과 좋은 경기를 하겠다.
성환희기자 hhsu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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