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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역적과 영웅사이 'PK 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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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역적과 영웅사이 'PK 한방'

입력
2010.07.04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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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m. 넣으면 본전이지만 만의 하나 실축이라도 한다면 '역적'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전 세계 68억이 지켜보고 있어 심리적 압박감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을 터.

'넣어야 하는' 키커와 '막아야 하는' 골키퍼의 물러 설 수 없는 페널티킥(PK)과 승부차기 대결.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그 피 말리는 승부가 이어지고 있고,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3일(한국시간) 우루과이와 가나의 남아공 월드컵 8강전. 1-1로 맞선 연장 후반 추가시간, 우루과이의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페널티지역에서 핸드볼 반칙을 저질렀다.

수아레스는 퇴장 당했고, 이번 대회 3골을 넣은 가나의 간판 공격수 아사모아 기안(렌)이 키커로 나섰다. 골망을 흔들기만 하면 아프리카 팀 가운데 사상 첫 4강 진출이 확정되는 역사적인 순간. 그러나 기안의 발 끝을 떠난 볼은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결국 가나는 승부차기(2-4) 끝에 우루과이에 패했다.

4일 스페인과 파라과이의 8강전에서도 각각 1차례씩 PK 실축이 나왔다. 후반 각각 키커로 나선 파라과이의 오스카르 카르도소(벤피카)와 스페인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의 슈팅은 양팀 수문장의 선방에 막혔다.

앞서 일본도 파라과이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3번째 키커 고마노 유이치(주빌로 이와타)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면서 8강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 PK가 없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안정환(다롄 스더)이 PK를 놓쳤다. 안정환은 "PK 실축 후 울면서 뛰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페널티킥이나 승부차기는 월드컵에서 성공률이 높게는 94.4%(독일)에 달할 정도로 키커에게 유리한 게 사실. 그러나 극도의 심리적 압박을 받는 탓에 각국의 간판 선수들이 오히려 실수를 저지르는 때가 많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자 1985년 '올해의 유럽선수'로 선정된 미셸 플라티니(프랑스)는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실축했다. '하얀 펠레'로 불린 지코(전 일본 감독)도 같은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30분 페널티킥에 이어 승부차기에서도 실축,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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