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변호사가 법률서적 2,000권을 후배 법학도를 위해 모교에 기증하기로 했다.
4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석선(78) 변호사는 최근 이기수 총장을 만나 30여년 모은 법률서적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려대 법학과 52학번인 이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책들을 가지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고 부담스러워졌다"면서 "이제는 필요한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대학에 책을 건네고 싶다"고 말했다. 역시 법학을 전공한 이 총장은 "이 변호사가 소장해온 책들은 법학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들"이라며 고마움을 표하고 "원활한 자료 분류와 기증을 위해 행정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기증되는 도서는 이 변호사가 1981년부터 30년 가까이 변호사 생활을 하며 손때를 묻힌 책들이다. 대법원 판례를 비롯해 세법, 소송법, 회사법 등 각종 법률서적이 골고루 포함돼 있다. 판례총람 등 이 변호사가 직접 쓴 책과, 출장이나 세미나 참석 등으로 해외에 나갔을 때 구입한 원서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 변호사는 "대부분 법학과 관련된 전문 서적이라 판ㆍ검사나 법무사에게 더 적합한 책일지 모르겠다"면서 "모교에 법학전문대학원이 생겨 학생들에게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도서 기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81년에도 학교 도서관에 1,300권을 기증했고, 한때 근무했던 법원행정처가 소속된 대법원 도서관에도 일부를 기증했다. 하지만 평소 곁에 두고 가까이 했던 책을 기증하는 것은 마음 한구석에 빈 자리를 만들게 마련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래선지 그는 "다시 보고 싶은 책은 도서관에 가서 대출해 본다"며 웃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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