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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큰소리 치던 마라도나 "내 생애 가장 힘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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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큰소리 치던 마라도나 "내 생애 가장 힘든 날"

입력
2010.07.0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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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한국시간)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 남아공 월드컵 독일과의 8강전에서 0-4의 치욕적인 패배를 당한 디에고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 경기 전부터 독일 선수들과 '장외 설전'을 벌였던 그였지만, 참패 앞에 더는 할말이 없게 됐다.

마라도나 감독은 경기 후 "내 생애 가장 힘든 날"이라며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도 그렇게 진 것은 마치 무하마드 알리에게 한 대 얻어맞은 것과 같다"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양팀은 숙명의 라이벌답게 경기 전부터 날카로운 '입심 대결'로 서로를 자극했다. 독일 대표팀 미드필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바이에른 뮌헨)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보이는 몸짓과 어떻게든 심판의 판정에 영향을 끼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할만한 팀이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고 포문을 열었다.

다혈질의 마라도나 감독도 가만 있을 리 없었다. 그는 "슈바인슈타이거, 떨고 있나. 우리는 당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다. 우리는 2006년의 복수전을 펼치려고 할 뿐"이라고 즉각 응수했다. 아르헨티나는 4년 전 독일과의 8강전에서 1-1 무승부 뒤 가진 승부차기에서 2-4로 석패했다.

마라도나 감독은 지난 3월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친선경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에게 "'볼보이'가 도착한 줄 알았다"고 비아냥댔다. 공교롭게도 마라도나 감독이 깎아 내린 슈바인슈타이거와 뮐러는 이날 각각 2도움, 1골을 터트리며 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를 말끔히 풀어 버렸다.

신경전은 선수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르헨티나 공격수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가 "독일은 멕시코보다 못한 팀"이라고 비아냥대자, 독일 대표팀 주장 필리프 람(바이에른 뮌헨)은 "남미 사람들은 신경질적이다. 아르헨티나가 지고 나서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통해 보게 될 것"이라며 또 다시 자극했다.

"총공세를 펼쳐 독일을 긴장시키겠다"고 장담했던 마라도나 감독. 그러나, 이제 거취마저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마라도나 감독은 "매우 실망스럽다. 이 결과에 만족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내가 선수 생활을 그만두던 날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어 "나는 떠나겠지만 후임 감독이 누가 되든 공격적인 팀 컬러는 계속됐으면 좋겠다"며 감독 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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