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와 카카, 루니 그리고 호날두.'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새로운 '축구 황제' 대관식을 치르려던 '빅4'가 모두 쓸쓸히 짐을 쌌다.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이번 대회에서 득점을 올린 선수는 한 골을 넣은 호날두뿐. 나머지 3명은 한번도 골맛을 보지 못하는 등 명성에 먹칠을 해야 했고, 조국에 우승컵을 안기겠다던 꿈도 무너져 내렸다.
2009~10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4골 등 총 47골을 터트리며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로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아르헨티나 공격의 핵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그러나 뚜껑을 열자 불을 뿜던 득점포는 침묵만 지켰다. 메시는 이번 대회 B조 조별리그를 포함해 5경기에 풀타임 출전, 15차례 유효 슈팅과 72%의 패스 성공률을 보였지만 끝내 골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가 성공시킨 4골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던 메시였지만 4일(한국시간)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끝난 독일과의 8강전에서 팀의 참패(0-4)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현란한 드리블을 앞세워 '역시 메시'라는 찬사를 들었지만 견고한 독일 수비진에 철저히 봉쇄되면서 분루를 삼켰다. 그나마 최다 도움(4개)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게 위안거리다.
브라질의 카카도 예상 밖 부진에 고개를 떨궜다.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는 카카는 조국의 4강 진출을 이끌지 못했다. 브라질은 8강전에서 네덜란드에게 일격(1-2 패)을 당해 통산 6번째 우승이 좌절됐다. "골 보다 팀 승리가 중요하다"는 카카는 이번 대회에서 도움 3개를 기록했지만 브라질은 도움보다 그의 골이 더욱 절실했다.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는 일찌감치 고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잉글랜드가 조별리그 1승2무에 이어 독일과의 16강전에서 참패(1-4)하는 동안, 루니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심지어 그라운드에서 자신을 비추는 TV카메라를 향해 비아냥대는 등 여전히 '악동' 이미지를 벗지 못했다. 세계 최고의 몸 값(1,710만 달러ㆍ약 200억원)을 자랑하는 호날두는 G조 조별리그 최약체인 북한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올렸지만 스페인과의 16강전(0-1) 패배 뒤에는 눈물을 흘렸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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