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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숙 16번째 시집 '쓸쓸함을 위하여' 펴내/ 담담히 그려낸 노년의 고독·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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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윤숙 16번째 시집 '쓸쓸함을 위하여' 펴내/ 담담히 그려낸 노년의 고독·회환

입력
2010.07.0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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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시인 홍윤숙(85ㆍ사진)씨가 6년 만에 열여섯 번째 신작 시집 (문학동네 발행)를 냈다. 시 61편과 시론을 담은 에세이 2편이 실린 이 시집의 앞머리에 홍씨는 "2006년 늦은 여름부터 만 이 년 반 동안 세 번의 큰 수술과 긴 병상생활로 인해 심신이 황폐해지고 공황상태에 빠져 헤어나지 못했다"며 "이번 시집을 묶는다는 희망 하나로 버티어왔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내 생의 마지막 시집을 엮는다는 감회 때문에 설레고 염려스럽다"고도 적었다.

시력 63년이 된 노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꾸밈없는 노년의 사유를 펼친다. 노년의 고독과 회한 속에서도 존재의 완성을 향해 부단히 나아가려는 원숙한 정신이 오롯하다. 10편의 연작시 '빈 항아리'는 그 백미다. '바람 불고 가랑잎 지는 가을이 오니/ 빈 항아리는 비어 있는 속이 더욱 출렁거려/ 담아둘 꽃 한 송이 그리다가/ 스스로 한 묶음의 꽃이 된다'('빈 항아리 1'에서)

'한때는 무모한 방랑의 꿈도 꾸었고/ 출구 없는 미로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하고/ … / 그 영욕과 회한 한 솥에 끓여/ 이제는 삭은 술 한 동이 빚어 마시고/ 생의 남은 길 가보지 않은 길 앞에 섰습니다'('빈 항아리 10'에서)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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