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해에서 비롯된 홍차 탄생의 과정
홍차의 세계사, 그림으로 읽다 / 이소부치 다케시 지음
중국 시골의 차가 17~18세기 영국에서 홍차 문화로 꽃을 피운 역사를 다룬 책이다. 오해와 우연이 빚어낸 홍차 탄생의 과정이 흥미롭다. 영국인들은 홍차를 명약으로, 홍차 생산지인 중국의 우이산을 성지로 여겼지만 정작 중국의 차 생산자들은 홍차를 마시지 않았다. 그들에겐 녹차가 최고였고, 홍차는 차를 따서 옮기는 과정에서 서로 부딪혀 자연 발효가 된 실패한 차였던 것.
이 붉은 빛깔의 강한 향을 찾는 영국인들을 위해 중국과 영국의 차 상인들은 홍차를 신비의 차로 포장했다는 것이다. 저자는“거짓과 오해에서 비롯된 차가 오늘은 영국의 전통차로 대접받는데, 역사와 문화의 심오함이 여기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말한다. 17세기 서구에서는 차를 마시는 모습이 회화의 단골 소재가 되기도 했는데, 당시 풍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그림도 실려 있다. 저자는 수백 종의 홍차 메뉴를 개발하고 홍차 전문점도 운영하고 있는 홍차 연구가. 강승희 옮김. 글항아리ㆍ352쪽ㆍ1만7,000원.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 '노무현과 함께 공부하기' 실천한 보고서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 김병준 외 지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탐독했던 10권의 책을 교재로 지난해 가을에 열었던 강독회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했던 이들이 등 10권의 책이 갖는 의미에 대해 강의했다. 강의 내용 외에도 노 전 대통령이 이 책들을 왜 읽었는지 하는 것과 강연자와 수강생들이 나눈 질의 응답, 책 소개 등도 담고 있다.
강독회에서 사회를 맡았던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머리말에서 “노무현은 공부하는 대통령이었다”며 “이 책은 ‘노무현과 함께 공부하기를 실천한 보고서”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생각이 궁금한 이들, 10권의 책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은 이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오마이북ㆍ464쪽ㆍ1만8,000원.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 파생상품 성공과 파멸로 본 美금융위기의 실체
풀스 골드/ 질리언 테트 지음
2008년말 전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흉으로 한때는 ‘금융공학의 연금술’로 각광받았던 파생금융상품이 지목된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스타 경제기자였던 지은이는 파생금융상품의 탄생에서부터 성공과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꼼꼼하게 취재, 미국발 금융위기의 실체를 규명한다. 탄탄한 취재인맥을 바탕으로 파생금융상품을 개발한 JP모건의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 티머시 가이스너 미 재무장관 등을 단독인터뷰해 금융위기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들도 소개했다.
파생금융상품이 어떻게 금융권의 혁명을 이끌었는지, 그리고 그 혁명이 어떻게 사람들의 통제를 벗어나 제멋대로 날뛰게 됐는지가 손에 잡힐 듯 그려진다. 지은이는 파생금융상품을 대중화시켰지만 다른 은행들이 엄청난 리스크를 안고 수익률 경쟁에 골몰하자 오히려 리스크 분산에 만전을 기한 JP모건의 사례를 통해 원칙있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김지욱 등 옮김ㆍ랜덤하우스코리아ㆍ468쪽ㆍ1만8,000원.
이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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