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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먼로의 삶과 죽음' 국내초연… 男배우 3명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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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린먼로의 삶과 죽음' 국내초연… 男배우 3명이 연기

입력
2010.07.0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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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장 불행한 여자예요, 가장 고통받은 여자예요. 나의 가난은 절망적이었고, 나의 고독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요. 어떤 죽음도 내 죽음 같지 않았어요."

마릴린 먼로가 신산한 삶을 돌아보며 하는 말이다. 그녀는 동시에 스스로에 도취돼 있다. "나는 가장 위대한 여자예요. 나는 그대들을 강하게 만들지요… 나는 가장 위대하고, 가장 아름답고, 가장 힘있는 여자예요."

세계의 연인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배우 먼로의 안팎을 그린 '마릴린 먼로의 삶과 죽음'을 극단 여행자가 국내 초연한다. 1971년 독일서 선보인 이래 유럽에서 주목받은 이 작품은 흔히 보는 브로드웨이 이야기가 아니다. 비정한 연예문화산업, 팬덤 현상 등 스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갖가지 행태로 결국 한 인간이 나락에 떨어지기까지의 과정이 서사극적 장치를 통해 드러난다.

먼로가 3명, 그것도 남자 배우가 나눠 연기한다. 이들은 먼로의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고아 시절, 양아버지들의 희롱, 불행한 결혼 등으로 점철된 그녀의 삶을 모지락스럽게 들춰낸다. "집 앞에 사람들이 많아요. 사진사들, 기자들. 이상한 사람들이에요. 그 사람들이 벽으로 올라왔어요. 창문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문을 잠그겠어요." 밖을 내다본 가정부가 겁에 질려 하는 말은 대중의 시선에 갇혀 사는 스타들의 운명을 압축한다.

제3회 여성연출가전을 통해 데뷔한 이 극단의 신진 연출가 조최효정씨는 또 다른 '먼로들'을 낳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악순환을 페미니즘적 시선을 중심축으로 해 그려낸다. 3명의 먼로는 "끝까지 이겨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전중용, 김영조, 김진곤씨 등 출연. 7월 3~11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02)889-3561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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