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밀양의 여름은 공연으로 달아오른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밀양의 여름은 공연으로 달아오른다

입력
2010.07.02 13:32
0 0

30대 중반이던 이윤택(58ㆍ연희단거리패 대표)씨는 "악취로 들끓는 이 세상, 어디서 삶의 구체적 근거를 마련할 것인가"로 고민했다. 결론은 연극이었고, 그가 연출한 '햄릿'은 무기였다. 10돌을 맞이한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는 그의 구체적 근거다. 올해의 행사명 '연극은 연극이다'에는 비장함마저 서려있다.

5개월 간의 공사를 거쳐 유럽풍의 성벽으로 꾸민 원형 무대에서 펼쳐지는 한마당이 7월 22일~8월 1일 한여름을 가른다. 밀양연극촌 운동장 전체를 객석(1,000여석)으로 만든 대형 야외 무대가 영국, 독일, 일본 등 해외 3개국에서 온 30개 극단의 작품 31편으로 채워진다.

밀양연극촌이 2년 전부터 준비해 온 창작 뮤지컬 '이순신'(22~24일)이 개관 무대로 뽑혔다. 지난 4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초연된 후 부산과 대구를 거쳐온 이 작품은 이번 축제에서 도회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대형 야외 공연의 맛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한국적 신명으로 넘나드는 무대 '오구, 죽음의 형식'(25~27일)는 이윤택씨가 이 시대에 펼쳐 보이는 한 판 푸닥거리다. 셰익스피어의 풍부한 상상력을 젊은 감성으로 풀어헤친 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 고대 동아시아를 평화와 공존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낸 뮤지컬 '태양의 제국' 등으로 성벽극장의 꿈은 매듭지어진다(8월 1일).

해외에서 초청된 비언어극 무대는 언어의 벽을 허무는 만국 공통어로서 연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인다. 영국의 댄서와 한국 배우들이 한 데 맞부딪히는 'Soul Play' 등 즉흥의 힘으로 빚어내는 무대의 귀결은 신명이다. 지난해 신종플루 때문에 한국땅에 오지 못했던 일본 시즈오카 무대예술센터의 '로빈손과 크루소'는 양국 배우들의 합동 무대다. 일본군 병사와 한국인 포로 간에 싹트는 인간애를 그린다.

이윤택, 박근형, 남미정씨 등 3명의 중견 연출가들이 펼치는 개성의 무대는 또 다른 기획 공연이다. 루마니아 국제셰익스피어페스티벌에서 빛난 연희단거리패의 '햄릿'(25, 26일)은 이번이 귀국 보고회인 셈이다. 극단 골목길의 '오이디푸스왕'(29, 30일)은 현실에 대한 연극적 접근으로 대학로 무대에서 높은 지명도를 확보하고 있는 박씨가 정통 고전극에서는 어떤 결론을 내릴지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어린이극단 반달의 '푸른 하늘 은하수'(22, 23일)는 아련한 서정으로 찌든 마음을 씻어 준다. (055)355-2308

장병욱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