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재미없게 살겠네."
1일 대구에서 방과 후 혼자 집을 보다 성폭행 당한 초등학생 A(13ㆍ6년)양의 한 마디가 어른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는 A양은 이날 오후 4시께 자신의 집에서 컴퓨터로 음악을 듣고 있다 20대 괴한에게 성폭행당했다.
저항할 틈도 없이 사고를 당한 A양은 가까이 사는 친구를 불렀고, 오후 5시께 평소 알고 지내던 지역아동센터 관계자의 도움으로 112에 신고했다. A양은 이날 충격으로 "아무 것도 모르겠다"는 말만 되뇌었다.
중증 고혈압 환자인 아버지, 중학생 오빠와 함께 살고 있는 A양은 사고 직후 아버지가 충격을 받고 쓰러질 것을 우려,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리는 것을 꺼리기도 했다.
엄마가 없지만 늘 쾌활하고 정이 많던 A양이 불안 증세를 보이는 데다 사고 당시 상황을 제대로 떠올리지 못하고 말하는 것도 기피하면서 면식범 소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양 집의 세입자인 이모(44ㆍ여)씨도 "방안에 있는데 자전거 소리에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가 들렸을 뿐 비명을 듣지는 못했다"고 말해 주변 인물에 의한 범행 의혹이 커지고 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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