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사회가 결국 서남표 현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2일 열린 이사회에서 서 총장을 차기 총장으로 연임시키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부 출연기관인 KAIST 지도 및 감독권을 갖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서 총장의 리더십을 문제 삼아 '연임 불가' 입장을 고수했으나, 이사회는 서 총장 연임을 선택했다.
이로써 서 총장은 교과부 장관 승인을 거쳐 14일부터 4년 임기의 총장직을 시작하게 된다. 교과부는 "승인을 거부하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연임은 확정적이다.
그러나 차기 총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서 총장 관련 논란이 여전한데다, KAIST 상당수 교수들이 그의 연임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총장직 수행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KAIST에 예산을 지원하는 교과부와 지식경제부 등 정부 부처가 서 총장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어 대정부 관계 개선 여부도 과제다.
KAIST 이사회는 이날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제14대 총장에 서 총장을 선임했다. 이사회는 총장후보선임위원회가 압축한 5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했고, 총 18명의 이사 중 3분의 2 이상이 서 총장의 연임을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총장 연임은 정문술 이사장 등 이른바 '친서' 이사진들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총장은 연임이 확정된 직후 "과학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국가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이행하고 개혁을 통한 대학교육 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위의 일방통행식 학교 운영 비판을 의식한 듯 "소통 부재에 대한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향후 학교 행정 운영에 많은 의견을 수렴해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KAIST 주변에서는 서 총장이 연임에 성공했음에도 불구, 총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졌던 교수들과의 갈등 봉합에 실패하고 정부의 신뢰를 얻지 못할 경우 리더십 붕괴가 현실화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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