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62ㆍ사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행 혐의를 조사했던 미국 오리건주(州) 포틀랜드시(市) 경찰이 지난해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이 2일 보도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인터뷰가 최근 공개된 뒤에야 뒤늦게 수사를 재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2006년 호텔 마사지사 몰리 해거티(54)는 고어 대통령이 유사 성행위를 강요하는 등 자신을 성추행 했다고 주장했다. 해거티가 당시에는 진술을 회피하며 고소를 하지 않았다가, 지난해 경찰을 찾아와 고소했다. 경찰은 그러나 해거티의 진술을 들은 뒤, 보고서만 작성하고 ‘증거 불충분’으로 종결했다.
WP는 “경찰이 피해여성의 동료 등 목격자 조사도 하지 않았고, 고어의 진술 청취를 추진하지도 않았으며, 검사와 상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검사들은 최근 피해여성의 인터뷰가 나오기 전까지 이 사건이 종결된 지도 모르고 있었다.
해거티는 타블로이드 신문 내셔널 인콰이어러와 최근 인터뷰에서 성추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고어를 비난했다. 목격자와 폐쇄회로TV 증거가 있다고 말했고, 자신이 당시 입고 있던 바지에 묻어 있는 고어의 유전자(DNA)도 증거로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어는 대변인인 칼리 크라이더를 통해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으며 “수사가 완료되면 무죄가 입증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으로 200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고어는 지난달 불륜 의혹 속에 부인 티퍼와 40년 결혼생활을 청산하는 등 위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