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석유를 노렸다'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전쟁을 일으켰지만 결국엔 중국 자본이 몰려들어 이권을 장악하고 있다. 미 언론들이"고생해서 남 좋은 일 했다"며 자조 섞인 보도를 하고 있는 이유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 중국 등 이라크 전쟁에 직접 참전하지 않은 국가들이 이라크 이권사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라크의 정정 불안을 지나치게 의식해 주도권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년 동안 중국 기업들은 이라크의 원유사업권 11개 중 3개를 따냈다. 중국기업들은 향후 7년간 원유 생산량을 450%까지 늘리기로 했고,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에 따낸 30억달러 짜리 사업에 대한 재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이라크 남부에 발전소 건립을 시작했고 주택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이라크전에 반대했던 프랑스, 독일과 이후 재건사업 때만 파병했던 한국도 이라크 이권사업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WP는 반면"이들 국가들에 비해 미국은 위험을 과장하며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이라크 투자 희망자는 상당한 안전비용을 감당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기까지 했다. GE, 보잉과 2개 석유회사를 제외하면 이라크에서 사업을 따낸 미국 기업은 찾기 어렵다. 이라크의 석유전문가 루바 후사리씨는 "미국은 깨닫지 못해 엄청난 기회를 날려버리는 실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아프간에서도 이권을 중국에 빼앗기고 있다. 중국은 아프간 최대 구리광산 개발권을 획득했는데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아프간에서 진정한 승자는 중국"이라고 지적했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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