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취임한 일부 자치단체장이 기존의 틀을 깬 '색깔 있는 취임식'을 열어 눈길을 끌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날 취임식을 본청 소재지가 있는 수원시가 아닌 제2청이 자리잡고 있는 의정부시의 한 전철역에서 열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의정부시 가능역 교각 아래에서 간단한 취임식을 가진 뒤 곧바로 무료급식 자원봉사 활동에 나섰다. 도청 주변에서는 김 지사가 취임식을 의정부 전철역에서 가진 것을 두고 현장행정과 경기북부 발전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했다.
지역특성을 살린 취임식도 열렸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민주화 성지라는 시의 특성을 감안한 듯 취임식에 앞서 북구 운정동 국립5ㆍ18민주묘지를 참배한 후 현장에서 확성기를 통해 취임 신고와 신임 시장으로서의 각오를 다졌다.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도 취임식에 앞서 화성행궁 화령전에서 조선시대 성군 정조대왕의 어전(御前)에 시장 취임을 알리는 고유제(告由祭)를 실시했다.
거대 도시로 탈바꿈한 통합창원시의 취임식에는 정운찬 총리와 김두관 경남도지사 등 거물급 인사들이 참석해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색다른 이벤트로 주목을 받은 지자체도 있었다. 이석우 경기 남양주시장은 이 시장의 얼굴 가면을 쓴 시민 10명과 함께 취임식장에 들어서 참석자들을 안아주는 '프리허그' 행사를 열었다.
정현태 경남 남해군수는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 장수노인, 농ㆍ어민 대표 등 총 5명의 발을 손수 씻겨주는 세족식을 가졌다.
원창묵 강원 원주시장은 초등학교 학생 32명을 초청해 '시장에게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낭독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경북 경산시와 구미시, 김천시는 뻔한 일정의 취임식을 취소하고 정례조회로 갈음하는 실속 행보를 했다. 이광준 강원 춘천시장도 취임식을 생략하고 인근 노인복지회관을 방문해 점심 배식 봉사로 민선 5기 첫 공식업무를 시작했다.
교육감들의 취임식에도 시선을 사로잡는 장면이 많았다. 탤런트 권해효씨의 사회로 진행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취임식에서는 '교육감과 함께 하는 깨소금 토크쇼'라는 주제로 한빛 빛소리 중창단의 공연과 '꼴찌를 위하여' 등을 부른 가수 한돌씨의 노래공연, '고사'등의 영화가 상영됐다.
학생 대표로 축사를 한 한울중 3학년 문서희양은 이주호 교과부 차관 등 교육 당국자들 앞에서"일제고사는 예산 낭비"라며 거침없이 질책했고, 개그맨 노정렬은 역대 대통령들의 성대모사 코너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흉내내며 "교육은 '고대로'해야한다. 각종 '연대'는 싫다. '보이스 비 MB셔스'"등의 개그로 현 정권의 교육정책을 풍자하기도 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취임식에도 인터넷으로 공모한 시민을 포함해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취임식장에'두발자유', '야자 없애 주세요', '무상급식 실현시켜 주세요' 등을 적은 메모지를 붙여 눈길을 끌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