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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그딴 축구 하지마" 열받은 나이지리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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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 "그딴 축구 하지마" 열받은 나이지리아 대통령

입력
2010.07.01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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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이글스'의 모습을 한동안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나이지리아 축구 대표팀에 2년 간 A매치 출전금지라는 '극약처방'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는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0-1 패), 그리스(1-2 패)에 이어 한국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2로 비겨 B조 최하위(1무2패)의 나락으로 떨어져 일찌감치 짐을 쌌다.

뱅가드 등 현지언론을 비롯해 AP, BBC 등 주요 외신들은 1일(한국시간)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이 자국 대표팀에 2년간 국제대회 출전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일제히 전했다. 이마 니보로 대통령실 대변인은 "조너선 대통령은 축구팀을 새로 정비할 수 있도록 2년간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할 것을 지시했다"며 "대표팀이 즉각 해산됨은 물론 축구협회가 사용한 남아공 월드컵 경비에 대해서도 회계감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월드컵 이전부터 감독 경질, 보너스 지급 갈등 등을 놓고 나이지리아축구협회(NFF)와 선수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나이지리아는 월드컵 본선 행을 이끈 자국 출신의 샤이부 아모두 감독을 지난 2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전격 경질했다. 미드필더 피터 오뎀윙기는 "협회는 아모두를 경질하면 안 됐다. 그것이 이번 대회에서 실패한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의 이번 결정은 축구계 현안에 정치권의 개입을 엄격히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내부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어서 논란을 낳고 있다. FIFA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 시점에서는 이번 나이지리아 사안에 관해 아무런 공식 통보를 받은 바 없다. 그러나 FIFA의 입장은 어떠한 정치적 간섭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나이지리아가 이번 결정을 실행에 옮길 경우 FIFA로부터 자국 대표팀과 클럽팀, 심판의 국제대회 출장 금지, 자국 대표단의 국제회의 및 행사 참석 금지 등의 제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FIFA는 앞서 최악의 성적(1무2패)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프랑스 대표팀의 레몽 도메네크 감독이 의회 청문회에 불려 간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94년 처녀 출전한 미국월드컵에 이어 98년 프랑스 대회에서도 잇따라 16강에 진출했던 나이지리아는 2000년 대 들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2년 한일 대회 조별리그 탈락, 2006년 독일 대회 본선 진출 실패 등 '날개 꺾인 독수리'처럼 좀처럼 비상하지 못하고 있다.

김종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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