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중단 등의 유지를 남기고 지난 5월 30일 소신공양한 문수 스님에 대한 불교계의추모 분위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간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받던 조계종 총무원도 팔을 걷고 나섰다.
범종단 차원에서 '문수 스님 소신공양 추모위원회'를 꾸린 조계종 총무원은 12일부터 문수 스님 49재가 봉행되는 18일까지를 범국민추모기간으로 정하고 '전국동시 본말사 추모법회'(12일) 등을 열기로 했다. 17일에는 서울광장에서 1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민추모문화제도 개최할 예정이다. 문화제에서는 신경림 시인이 추모시를, 소설가 조정래씨 등이 추모사를 낭독하고 안치환 한영애 한동준 박학기 등의 공연도 열린다.
총무원은 추모기간에 전국 50여개 주요 사찰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사찰 입구에 '문수 스님 소신공양의 뜻을 잊지 않겠다'는 현수막도 걸기로 했다. 추모 자료집도 제작해 불자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8월 중순에는 문수 스님의 모교인 중앙승가대 총동문회가 주관하는 추모 심포지엄도 열린다.
이와 별도로 4대강생명살림불교연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등은 8일게 스님 3,300명, 불자 1만명의 서명을 모아 4대강 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불교계가 문수 스님 추모 사업의 규모를 두고 한때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이처럼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는 쪽으로 힘을 모으게 된 것은 무엇보다 문수 스님이 한국 불교 사상 사회적 문제로 소신공양한 첫 사례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총무원 일각에서는 소신공양의 의미를 축소하는 시각도 없지 않았으나, 불교 환경단체들이 총무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불교 환경운동의 상징인 수경 스님이 소신공양 충격으로 승적까지 내던지자 입장이 바뀌었다는 해석이다. 총무원이 지난 주 조계사 일주문 옆에 옹색하게 설치했던 분향소를 절 앞마당으로 옮긴 것도 이 같은 기류 변화를 보여준다. 추모위 관계자는 "한국불교사 최초로 뭇 생명을 위해 소신공양한 스님의 뜻을 되새기고 사회적으로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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