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에 있는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은 밤낮이 따로 없다. 4조3교대로 근무하며 공장을 24시간 풀가동하지만, 주문량의 70% 정도밖에 공급을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화성사업장에 15라인 증설과 16라인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4차례 현장직원을 채용한 경기 이천의 하이닉스반도체(이하 하이닉스) 공장은 추가 인력을 모집중이다. 주문량을 채우지 못할 만큼 일손이 모자란 탓이다. 김용군 하이닉스 제조본부 M10 팀장은 "생산라인이 눈코 뜰 새 없이 돌아가는 현 상태가 계속된다면 추가로 직원 모집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조(兆)' 단위의 분기 영업이익 클럽 가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주력 품목인 D램과 낸드플래시가 호황이기 때문이다.
1일 증권가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는 2조원대를, 하이닉스는 1조원대를 각각 달성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D램의 최대 수요처인 컴퓨터(PC)와 서버 시장이 교체 주기에 접어든 데다, 낸드플래시가 많이 사용되는 스마트폰도 대중화되고 있어 양 사의 하반기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2조원대"
올해 2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분야의 예상 실적은 매출 9조1,000억원에 영업이익은 2조5,000억원. 이는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던 올해 1분기와 비교해서도 매출은 9,000억원, 영업이익은 5,400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공급 부족에 따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경쟁사에 비해 앞선 기술로 첨단제품 시장을 선점해온 결과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제품으로 불리는 DDR3를 포함한 D램과 세계 최초로 20나노급(1나노=10억분의 1미터) 제품 양산(2010년4월)에 착수한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도 경쟁 업체와 기술 격차를 벌리면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은 D램의 경우 올해 1분기에 32.6%, 낸드플래시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 38.8%로 각각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장(사장)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올해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좋은 실적이 기대되고 있으며, 다행히 올해까지는 시황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1조 클럽' 가입 전망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반도체 업계 '넘버2'인 하이닉스도 올해 2분기에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이 예상된다. 하이닉스의 상승세는 무엇보다 계속되는 DDR3 제품 가격 호조에 힘입어서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1.72달러(고정거래가격)에 머물렀던 DDR3 제품 가격은 6월말 현재 2.63달러까지 치솟았다.
덕분에 올해 2분기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6.1% 급증한 3조1,000억원을, 영업이익(2009년1분기 영업이익 5,150억원 적자)은 마이너스에서 흑자 전환되며 1조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하이닉스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만의 경쟁 업체들이 갖추지 못한 40나노급 D램을 지난해 말부터 양산하면서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꾸준한 투자로 기술 경쟁력을 갖춘 국내 반도체 업계와 해외 경쟁사들간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가근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30%에 가까운 마진율을 보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반도체 업체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정도 밖에 없다"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두 업체의 시장 지배력은 하반기에도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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