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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의 행복, 브라질을 향해] <3> K리그서 미래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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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의 행복, 브라질을 향해] <3> K리그서 미래 찾자

입력
2010.06.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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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얻은 최대 수확은 자신감이다.

어떤 팀을 만나서도 자신감을 갖고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4경기를 통해 확인했다.

자신감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에서 비롯된다. 한국 축구는 그간 국제 대회에서 스스로를 믿지 못했다. 유럽 명문 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과'전통 강호'를 만나면 지레 겁을 먹고 꼬리를 내렸다. 위축된 상황에서 제대로 경기가 진행될 리 없다. 결과는 늘 좋지 않았고 '정신적인 부담 때문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도 못했다'는 뒤늦은 후회와 탄식이 이어졌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본선이 좋은 예다. 카메룬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비긴 한국은 이탈리아와의 2차전에서 수비에 무게를 둔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주세페 로시(비야레알), 세바스티안 지오빈코(유벤투스) 등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들이 중심이 된 이탈리아에 승산이 없다고 여긴 궁여지책이었다. 한국은 0-3으로 대패했고 8강 진출은 사실상 좌절됐다. 한국 축구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국민적 지탄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자신감을 갖고 정면 승부를 택한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16강의 목표를 이뤘고,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도 석패했지만 투혼을 불사르며 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한국 축구의 젖줄은 K리그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현주소'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면 K리그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때도 됐다.

K리그의 힘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확인됐다. 4년 전 네덜란드의 명장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실패했던 16강 진출을 K리그 지휘봉을 놓고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허정무 감독이 이뤄냈다.

남아공 월드컵의 일등공신으로 '해외파'가 꼽힌다. 그러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제외한 '해외파' 전원은 K리그를 도약대로 삼아 바다를 건넜다.'해외파'는 물 밖에서 만들어진 선수들이 아니라 한국에서 실력과 경험을 쌓아 해외로 진출한 이들이다.

박주영(AS 모나코)과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은 FC 서울에서 활약할 때 이미 '허정무호'의 붙박이로 자리잡았다. '골 넣는 수비수'의 진면모를 과시한 이정수(가시마)는 J리그에 진출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주역들을'해외 명문리그'가 만들어주지 않는다. K리그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향후 한국 축구를 이끌어간다. 축구 팬들이 '유럽 리그와 수준 차이가 나서 못 보겠다'는 말만 일삼고 K리그를 외면한다면 남아공 월드컵 16강은 또 다른 '반짝 신화'에 머물 수 밖에 없다. 한국 축구의 차세대 간판으로 떠오른 이청용은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K리그 그라운드를 누볐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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