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7ㆍ28 국회의원 재보선(서울 은평을)에 출마하기 위해 30일 위원장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재보선 승리 여부에 관계 없이 한나라당에 복귀하게 된다.
한나라당 내부에는 이 위원장이 재보선에서 승리할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인사들이 많다. 이 위원장과 감정의 골이 깊은 친박계가 특히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당내 친이계를 주도하는 이 위원장이 여의도로 복귀할 경우 여권 내 권력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은평 을에서 15대 총선부터 내리 세 번 당선됐으나 18대 총선에선 패배해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지역을 내주었다.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 치러지는 선거에서 이 위원장의 승리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위원장도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 분위기도 썩 좋지 않고 선거를 치르기에도 좋은 조건이 아니다"면서 "집권 후반기 정국이 평탄하지 않을 텐데 누군가 몸을 던져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는 요구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위원장이 악조건을 딛고 국회에 재입성한다면 그의 정치적 위상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여당 친이계 내에서 이미 '이재오 역할론'이 제기된 만큼 그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또 마땅한 구심점이 없었던 친이계가 이 위원장을 중심으로 결집할 공산이 크다.
반면 이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다시 패배할 경우 그의 당내 입지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록 이 위원장과 가까운 의원들이 20~30명에 이르지만 그의 영향력은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이 위원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가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당내 계파 갈등의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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