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왕세자가 런던 도심 재개발 과정에 개입했다가 법원으로부터 "권한을 남용했다"는 비판을 받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발단은 런던 도심 금싸라기 땅인 과거 국방부 청사 부지(일명 첼시 병영터)를 토지 소유주인 카타르의 한 회사가 지난 4월 고급 주택단지로 재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 찰스 왕세자는 카타르 총리에게 "런던 도심을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개발하는 것은 런던의 본 모습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편지를 보내 개발계획 변경을 이끌어 냈다. 이후 계획 변경으로 손해를 입은 동업자들이 카타르 회사를 상대로 8,100만파운드(약 149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내는 등 사건이 확산되자, 영국 고등법원이 지난 주 찰스 왕세자를 공개 비판했다.
이에 대해 29일(현지시간) 왕세자 개인비서인 마이클 피트 경이 "왕세자는 재개발지 인근 주민들의 불만을 대신해서 처리해 준 것"이며 "보통사람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은 왕세자의 의무"라고 해명했는데, 이 같은 옹호발언이 더 큰 반발을 불러왔다.
왕실 반대론자들은 당장 "영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선거에 의해 선출된 사람들 뿐"이라며 "왕세자는 긴 세월에 걸쳐 확립된 민주절차를 무시했다"고 반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