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스타로 인기를 누리던 탤런트 박용하씨의 자살은 여느 연예인들의 죽음보다 큰 파장을 낳고 있다. 그만큼 뜻밖이고 의외라는 연예계 쪽의 반응이다.
그는 최근 일본에서 다섯 번째 음반 '스타스'를 내놓으며 가수 활동을 재개한데다 TV드라마 촬영을 눈 앞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연예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정말 자살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던 연예인이기에 충격이 더 크다"고 밝혔다.
과연 무엇이 그를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부분의 연예인이 그랬듯이 그 역시 정서적 안전지대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인은 정서와 연계된 직업인데다 직업안정성이 낮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자살 유혹을 더 느낄 수 있다"며 "꾸준히 활동하며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박씨라 해도 충동적인 선택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실패로 인한 압박감을 견디지 못했던 탤런트 안재환, 강요된 성 상납이 원인설로 거론되는 탤런트 장자연, 야구선수 조성민과의 이혼 이후 반갑지 않은 사회적 시선에 시달렸던 배우 최진실씨 등은 '연예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로 인해 우울증에 빠질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자살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게 연예계 안팎의 분석이다.
물론 연예인 자살을 과대 해석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 교수는 "40분에 1명 꼴로 자살하는 우리 사회에서 연예인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은 사회적 풍토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자살이 또 다른 모방자살을 유발하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 등을 막기 위해서는 연예인 자살 보도에도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채 교수는 덧붙였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