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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숲속 보약' 피톤치드 마시면 면역력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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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숲속 보약' 피톤치드 마시면 면역력이 자란다

입력
2010.06.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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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나고 아이들이 방학에 들어가면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매년 휴가 때마다 휴식은커녕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정도로 고생만 하다 오기 일쑤다. 그렇다고 휴가 기간 내내 방에만 콕 처박혀 있는 '방콕'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왕 고생길 갈 거라면 올해는 건강을 생각해 '물 반, 사람 반'인 바다 대신 숲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신이 주신 천연 면역증강제, 피톤치드

나무가 우거진 곳에 들어서면 특유의 시원한 향이 코는 물론 마음까지 상쾌하게 뚫어준다. 이것은 나무가 발산하는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휘발성 물질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식물이라는 뜻의 '피톤(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의 '사이드(Cide)'가 합쳐진 말이다. 나무가 해충이나 병원균 등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내는 항생물질의 일종이다. 주성분은 테르펜(terpene)이라는 유기화합물이다.

피톤치드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자연이 선물한 천연항생제다. 공기를 정화하고 살균하는 작용이 있어 각종 감염질환과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에 좋을 뿐만 아니라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 합성을 막는다.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를 떨어뜨려 정신적인 안정감을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피톤치드의 가장 강력한 기능은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피톤치드는 인간에 기생하는 병원체 활동을 억제해 인체 면역력을 높인다. 인체에서 가장 강한 면역세포로 알려진 NK세포를 활성화해 인체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이다. 우종민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당 2㏊의 숲이 연간 사망률을 5~7명 낮추고 입원 치료 환자 수를 4~6명 줄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특히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 등 각종 중독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밖에 피톤치드는 뇌 전두엽 활동을 활성화해, 주의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수험생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어린이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ADHD 어린이를 대상으로 숲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불안증과 우울증 수치가 절반가량 낮아졌다.

산림욕, 여름ㆍ침엽수림ㆍ오전 10시~오후 2시 최적

피톤치드는 1~2월에 가장 적게 나오고 5월쯤부터 배출량이 늘어나 7~8월에 최대치가 된다. 예컨대 편백나무의 경우, 겨울에는 100g당 피톤치드 함량이 2.5㎖밖에 안 되는데 반해 여름에는 4.0㎖에 이른다. 따라서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요즘이 산림욕 하기에 최적기다.

하루 중에는 기온이 최고로 올라가는 정오에 피톤치드 방출량이 가장 많다. 기온이 오를수록 공기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피톤치드 발산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소나무의 경우, 피톤치드 방출량이 새벽 6시에는 2.71ppb, 저녁 6시에는 6.9ppb에 불과하지만 낮 12시에는 9.74ppb로 크게 늘어난다.

또 산림욕은 바람 부는 날보다 바람이 없을 때 하는 것이 좋다. 바람이 불면 공기 중에 있던 피톤치드가 바람에 날려 흩어지기 쉽다. 비 오는 날도 좋지 않다. 피톤치드가 빗방울에 씻겨 내려가기 때문이다.

피톤치드 배출량은 활엽수보다는 침엽수가 더 많다. 침엽수 중에도 편백나무, 잣나무, 소나무 순으로 배출량이 많다. 국내 최대 인공조림지인 전남 장성군 축령산 편백나무 숲이 최고의 산림욕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림욕 장소로는 숲 가장자리에서 100m 이상 들어간 산 중턱이 좋다. 산 중턱은 산 밑이나 산꼭대기보다 바람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바람이 많이 불면 피톤치드가 바람에 날려 모두 공중에 흩어져 산림욕 효과가 떨어진다.

근처에 계곡이나 호수가 있으면 더욱 좋다. 습도가 높으면 피톤치드 주성분인 테르펜이 바로 날아가지 않는데다가, 몸의 자율신경을 진정시키는 음이온까지 많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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