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생물 100여종의 생생한 생활모습을 곧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제작비 8,000만 달러를 들여 7년 동안 오대양에서 촬영한 해양 다큐멘터리 '오션스'가 29일 개봉된다.
영화 '시네마 천국'에서 주인공 살바토레의 중년 역할을 맡았던 배우 겸 감독 자끄 페렝이 만든 오션스는 해양과학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 오션스의 번역 감수를 맡은 이윤호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 장소에서 며칠씩 해양생물을 촬영하다 보니 지금까지 학계에도 알려지지 않았던 생태적 측면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가 호주에서 촬영한 거미게. 평소엔 깊은 바다에 살다 1년에 한 번씩 수십만 마리가 한꺼번에 얕은 바다로 모여 탈피를 한다. 딱딱한 껍질이 가장 부드러워지는 이 때가 짝짓기에도 좋은 시기다. 탈피와 생식을 위해 마치 로마군단처럼 거미게가 모여드는 현상은 학계에도 보고된 바가 없다는 게 이 연구원의 설명이다.
열대해역에 사는 갑오징어가 평소엔 자줏빛이었다가 먹이를 위협할 땐 검은색과 흰색이 번갈아 물결처럼 나타나게 몸 색깔을 변화시키는 진기한 모습도 촬영 카메라에 포착됐다. 바닷속 바닥에서 기어 다니는 불가사리의 미세한 다리(관족)를 근접사진으로 찍은 장면도 학계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 영화는 미국 알프레드 슬로안재단에서 진행해온 '센서스 오브 마린 라이프'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제작됐다. 올해 종료되는 이 프로그램은 한국과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일본 중국 등 50여개 국이 참여해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해양생물 5,000여 종을 찾아냈다. 이 결과는 10월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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