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조가 쓰러져가는 나라를 추스르기 위해 1897년 선포한 대한제국 시절을 회고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대한제국은 불과 13년 간 존속한 뒤 1910년 한일 강제병합으로 사라졌지만 근대국가를 향한 꿈을 갖고 있었다. 올해는 한일 강제병합 100년이 되는 해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공동 주최로 29일 개막, 8월 29일까지(규장각은 10월 30일까지) 열리는 '100년 전의 기억, 대한제국' 특별전이다. 대한제국의 정치ㆍ경제ㆍ문화 등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대표 유물 240여 점(고궁박물관 160여 점, 규장각 80여 점)이 전시된다.
고궁박물관은 대한제국의 근대화와 부국강병을 향한 꿈과 노력을 재조명하는 유물을 주로 보여준다. 신문과 우표 등 당시 도입된 신문물, 제국의 대원수를 겸했던 고종 황제의 도장 대원수보(大元帥寶)와 명성황후의 금보(金寶), 금책(金冊) 등 황제국의 면모를 보여주는 유물 , 문ㆍ무관의 서양식 관복 등을 전시한다. 특히 우편 업무를 관장하던 우체사의 위치와 전신, 선로 등이 표시되어 있는 우전선로도본(郵電線路圖本)은 처음 공개되는 것으로 대한제국 근대화정책의 결과가 집약된 귀중한 자료다. 이밖에 황실에서 사용했던 도자기 등 각종 물건, 가족사진 등도 전시된다.
규장각은 을사조약(1905), 한일강제병합조약(1910) 등 일제에 의해 국권이 침탈되어간 과정을 나타내는 조약 관련 유물을 주로 전시한다. 이완용을 협정 전권위원으로 임명한 '칙유', 병합조약 체결을 양국이 동시 발표한다는 내용의 '각서' 등은 일제의 통감부에 의해 작성돼 강제로 국권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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