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음식으로 한국을 알립니다."
지중해에 접한 아프리카 북부 튀니지는 거리만큼이나 문화 또한 한국과는 먼 나라다. 한국 음식을 접할 기회도 드물다. 이런 한식 불모지에서 우리 음식과 전통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 봉사단원인 나현정(26·여)씨와 이지혜(42)씨가 그 주인공이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나씨는 2008년 12월 KOICA 단원으로 뽑혀 4주간의 훈련을 받고 지난해 초 튀니지로 떠났다. 지금은 현지 관광청 산하 국립관광교육센터의 하마메트 분점에서 아시아 음식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안산공과대학 조리외식산업학과를 나온 뒤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일하며 요리를 익혀 한식은 물론 태국, 베트남음식 등도 척척 해낸다. 나씨는 지난 4월 튀니지 국제청년회의소가 주최한 세계음식문화축제에 김치와 불고기, 녹차를 들고 참가했다. 이 행사는 국영TV 주요 뉴스로 소개되는 등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나씨와 함께 한식을 알리는 이씨 역시 지난해 6월 튀니지로 파견돼 국립관광교육센터 수스 분점에서 요리 강의 등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씨는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가진 한식전문가다.
이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식재료 구하기다. 채소류와 육류는 현지에서 살 수 있지만 된장과 고추장, 간장 등과 각종 양념류는 매우 귀하다. 매운 맛을 내는 현지 식품 하리사(Harisa)를 고추장 대신 쓰기도 한다. 조리기구 확보도 문제다. 튀니지에서는 바닥이 평평한 그릇만 써 밥이나 국도 이런 그릇에 담아내는 실정이다. 나씨는 기자와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튀니지 사람들은 활발한 성격이고 한국음식과 문화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이 즐겁게 일하고 있다"며 " 우리의 작은 활동이 튀니지 전역으로 한식이 전파되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해외에서 요리로 봉사활동 중인 KOICA 단원은 나씨와 이씨를 포함해 모두 8명이다. 이 가운데 한 명은 제과제빵사로 에티오피아에서 빵을 만들고 있다. 나머지 요리사들은 탄자니아(1명), 몽골(3명), 튀니지(2명), 요르단(1명)에서 2년간 음식을 만들며 한국을 알리고 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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