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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입양아 동생들의 고국 찾은 미국인 안나 프래트 양 "내 동생은 한국인…한국말 배워서 가르쳐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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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입양아 동생들의 고국 찾은 미국인 안나 프래트 양 "내 동생은 한국인…한국말 배워서 가르쳐줘야죠"

입력
2010.06.2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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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중구 명동 서울YWCA건물 5층 식당. 불고기 잡채 부침개 등 반찬이 뷔페식으로 차려져 있다. 하지만 금발 머리에 파란 눈의 미국인 안나 프래트(17)양의 시선을 사로 잡은 것은 말로만 듣던 김치. 안나는 김치를 한 움큼 식판 위에 담더니 한 쪽을 입에 넣어보지만 금세 얼굴이 벌개진다. '맵지 않냐'고 묻자 "방법이 있다"면서 밥을 한 숟가락 더 떠 입에 넣는다. 그리곤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정말 맛있어요! 한국 요리 배워서 집에 돌아가면 한국인 동생과 가족에게 해줄 거예요."

안나 양은 미국 고등학생 47명과 함께 미 국무부의 연수 프로그램인 'CLS(Critical Language Scholarship)'에 선발돼 한국을 찾았다. CLS는 한국어 아랍어 러시아어 터키어 중국어 인도어 일본어 등 미 국무부가 꼽은 '올해의 주목해야 하는 언어'를 현지에서 배우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 미네소타주 마운스뷰고등학교 11학년인 안나는 5대1에 달하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한국 파견 대상자로 뽑혀 앞으로 6주간 한국에 머물며 한글과 한국문화를 배우게 된다. 그는 "경쟁이 치열했는데도 뽑힌 걸 보면 정말 한국과 인연이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나가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두 동생 벤자민(5ㆍ한국명 정성공)과 마야(3ㆍ한국명 조유정)가 한국에서 입양된 한국인이기 때문. 안나는 친동생 그레이스(13)보다 입양한 두 동생이 더 애틋하다고 말했다. "벤자민은 생후 6개월일 때, 마야는 9개월일 때 부모님이 입양해 한국말을 전혀 못해요. 특히, 마야는 지금은 건강하지만 입양할 때는 심장에 문제가 있어서 큰 수술까지 받았어요. 그런 동생들에게 제가 한국말을 배워 꼭 가르쳐 주고 싶었는데, 그 꿈이 이뤄졌어요."

안나는 특별한 계획도 세웠다. 일정이 허락한다면 두 동생의 고향인 부산(벤자민)과 경북 안동(마야)을 찾아보는 것이다. "제가 한국에 간다고 했더니 벤자민이 '어, 한국 거기 내가 태어난 곳이야'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대신 사진도 찍고, 돌아가서 얘기해 줄 거예요."2007년부터는 태권도를 배워 검은띠를 따고, 학교에서는 동아시아 수업도 선택해 들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도 두 동생에 대한 애정 때문일 것이다. 안나는 "동생들의 모국이면 제게도 '제2의 모국'입니다"라고 말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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