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저녁 기업은행 경영진들은 아주 '특별한 나들이'에 나섰다. 윤용로 행장을 비롯해 부행장과 감사 등 15명 경영진이 각각 아내의 손을 잡고, 한국일보와 서울시립미술관의 공동주최로 열리고 있는 '신의 손- 로댕'전을 관람한 것이다.
은행권에서 보기 드문 '단체 미술관람 아이디어'는 윤 행장의 작품이다. 그는 지난해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영화관 등에서 6개월에 한번 꼴로 임원진 부부동반 모임을 갖고 있는데, 이번에는 로댕전을 선택한 것. '현대 조각의 시조'로 불리는 오귀스트 로댕(1840~1917)의 작품 180점을 한꺼번에 모은 좀처럼 접하기 힘든 전시회인데다, 남편 내조에 지친 아내들의 심신을 달래는 장소로도 미술관이 최적이라는 게 윤 행장의 생각이었다.
사실 요즘 은행 임원들이 한가롭지 않다. 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앞두고 하루에 2개꼴로 기업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데다, 개인고객 확보를 위해 영업현장을 누비느라 눈코 뜰새 없는 상황. 그러나 윤 행장은 "은행을 책임지는 임원들이 일에만 매몰되는 대신 가끔은 부인들과 함께 이 정도 여유는 즐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고객 만족도 좋은 작품을 보고 느끼는 감동과 별만 다르지 않은 만큼 로댕전 관람은 은행경영에도 아주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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