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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리포트] 미 연방대법원은 프로야구 광팬 집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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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리포트] 미 연방대법원은 프로야구 광팬 집합소

입력
2010.06.2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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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미 상원 인준 청문회가 시작된 엘리나 케이건 연방대법관 지명자는 미 프로야구 뉴욕 메츠의 열렬한 팬이다. 소프트볼 경기를 직접 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진 그는 2004년 하버드 법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뉴욕 출신인데, 양키스냐 메츠냐"는 질문을 받고 "메츠가 환호할 만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으나 그래도 메츠"라고 단호하게 말한 적이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4월 케이건을 대법관에 지명하면서 "줄무늬 옷(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사 입는 소토마요르 대법관과 나란히 할 메츠의 광적(die-hard)인 팬"이라고 소개했다.

케이건이 아니더라도 미 연방대법원은 프로야구 열혈팬들의 '집합소'이다. 대법원이나 야구 모두 9명인 것이 공교롭다. 오바마가 말한 대로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뉴욕 양키스 팬이다. 1995년 프로야구의 파업을 끝내는 판결을 내리면서 "야구를 모르면서 사우스 브롱크스(뉴욕에 있는 자신의 출생지)에서 자랄 수 없다"고 한 일화는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새뮤얼 얼리토와 내기를 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응원하는 얼리토는 필리스가 양키스에 패한 뒤 "불행하게도 내가 져 핫도그를 사야 했다"고 필라델피아 한 지역신문에 털어놨다. 얼리토 역시 프로야구 경기 시구를 하고, 야구 잡지에 기고도 하는 야구 애호가다. 이번에 은퇴한 존 폴 스티븐스는 시카고 커브스의 팬이다.

연방대법원에는 신임 대법관이 들어오면 막내 대법관이 파티를 열어주는 전통이 있다. 2006년 얼리토가 들어왔을 때 당시 막내였던 스티븐 브레이어는 필리스의 마스코트를 깜짝 등장시켜 얼리토에게서 "정말 대단한 파티였다"는 감사의 말을 들었다. 브레이어는 보스턴 레드삭스 팬이다. 케이건이 인준을 받는다면 이번에는 소토마요르가 양키스의 라이벌 메츠를 위한 파티를 열어줘야 한다.

프로야구는 대법관이 판결을 내릴 때 가장 많이 인용하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심지어 1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스포츠인 미국프로풋볼(NFL)의 반독점법 소송 때 브레이어는 레드삭스와 양키스를 인용해 NFL의 패소를 이끌어냈다.

로스 데이비스 조지 메이슨대 법대교수는 "지난 한세기 동안 연방정부나 주정부 소송에서 야구만큼 판결에 많이 인용된 스포츠는 없었다"는 "그 다음인 골프가 야구에 매우 근접해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말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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