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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하극상 파문/ 또다시 도마에 오른 경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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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하극상 파문/ 또다시 도마에 오른 경찰대

입력
2010.06.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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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선 서장의 하극상 사태로 경찰대 출신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군령만큼이나 분명한 경찰 지휘체계에서 일선 서장이 조직운용에 불만을 표출하며 수뇌부 사퇴를 요구한 것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번 사태가 단순히 경찰대 1기 출신인 채수창 서울 강북서장의 개인 성향과 특수상황에 따른 돌출행동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1985년 이후 매년 120명씩 배출돼온 경찰대 출신은 25년이 흐른 지금 인사적으로 상층부 다수를 차지하는 조직 내 최대 파워그룹으로 성장했다. 실제로 서울의 일선서 31곳 중 경찰대 출신 서장은 17명으로 절반이 넘는다. 그래서 채 서장의 수뇌부에 대한 불신과 하극상은 경찰대 출신의 엘리트 의식과 집단적 파워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물의를 빚은 영등포서의 '제2 조두순 사건' 관련 상부 허위보고 및 은폐 시도와 양천서 피의자 고문사건도 이런 의식의 연장선상에서 빚어진 일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제2 조두순 사건 당시 "피해자 가족이 사건 공개를 원치 않는다"고 서울경찰청에 허위 보고한 영등포서 형사과장은 경찰대 4기다. 영등포 형사과장은 당시 "피해자의 2차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성폭행범 관리 등 구조적 문제점을 무시한 독선적 판단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대 1기인 양천서 서장과 3기인 형사과장은 가혹행위 지휘책임 및 묵인 의혹까지 받고 있다.

경찰대 출신의 파워그룹화와 이러한 의식구조 탓에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경찰대 출신 동문을 위한 '자폭 공격'이라는 해석마저 내놓고 있다. 채 서장이 조 청장과 경쟁관계에 있는 동기생을 밀어주기 위한 파워게임에 동원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하지만, 이는 결과론적인 해석이며 억측일 뿐이라는 반론 또한 적지 않다.

물론 경찰대 출신의 수뇌부 사퇴요구가 처음은 아니다. 2007년 경찰대 1기인 황운하 총경이 재벌총수의 보복폭행 사건 당시 경찰 내부 인터넷망에 해당 재벌 회사의 간부와 수 차례 골프를 치고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난 이택순 경찰청장의 처신을 들어 사퇴를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는 수뇌부의 부적절한 처신과 사건지휘계통상의 문제에 대해 내부 통신망에 의견을 밝힌 것으로 이번 사태와는 차원이 달랐다.

허정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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