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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연정의 배신… 메르켈 '정치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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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연정의 배신… 메르켈 '정치적 위기'

입력
2010.06.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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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통령 선거에서 집권 보수연정 의원들 44명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명한 후보를 외면해 메르켈의 정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독일은 대부분의 권한이 총리에게 있어 대통령은 상징적 역할에 그치고 있지만, 메르켈 총리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는 의미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관심이 집중돼 왔다.

30일 베를린 국회의사당에서 연방의회의원 622명과 각주 의원 622명 등 총 1,244명의 비밀투표로 진행됐다. 메르켈 총리는 앞서 연정파트너인 기독사회당(CSU), 자유민주당(FDP)과 논의해 크리스티안 불프(51ㆍ사진) 니더작센 주지사를 후보로 지명했고, 진보진영인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의 후보로 지명된 목사 출신 인권운동가 요하임 가우크(70)와 경쟁을 벌여왔다.

집권 연정 의원이 과반을 넘기 때문에 산술적으로는 불프 후보의 당선이 명확해야 했다. 그러나 1차 투표 결과, 불프는 600표만 얻어 집권연정 소속 의원 중 44명이나 이탈했고 과반에 23표 부족했다. 가우크는 499표를 얻었고, 그외 후보가 3표를 얻었다.

과반 확보자가 없어 2차 투표에 들어갔으며 아직 투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가우크 후보가 진보진영뿐 아니라 독일 사회 전체의 존경을 받아왔던 인물이어서 최종 선거 결과에서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메르켈 최근 지지율 하락에 고민하고 있다. 지난달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집권 기독민주당의 지지율은 메르켈 임기 중 최저인 30%까지 곤두박질 쳤다. 그리스 위기 대응에 미적거려 혼란을 키우는 등 메르켈의 국정운영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만약 최종 선거결과에 이변이 생기면 메르켈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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