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비리를 암행 감찰하는 기관인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이 제기됐다. MBC 'PD수첩'은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사찰한 김종익씨를 취재해 사건의 내막을 알아본 '대한민국 정부는 왜 나를 사찰했나?'를 29일 밤 11시 15분에 방송한다.
지난 2005년 국민은행을 퇴직한 뒤 국민은행의 하청업체 대표로 일하고 있던 김씨는 2008년 9월 후배인 국민은행 노무팀장에게서 자신이 조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김씨를 조사한 이유는 블로그에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쥐코'영상을 링크했기 때문.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국민은행 부행장을 불러 김씨를 조치하라고 압력을 넣었다. 그리고 국민은행은 김씨의 대표직 사임과 주식 이전을 강요했다. 공직윤리지원관실 직원들은 직접 김씨 회사의 회계 관련 자료들을 강제로 가져가기도 했고, 김씨 회사 직원들을 국무총리실로 불러 취조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경찰로 이첩된 후 검찰에 송치됐고 김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경찰에 보낸 공문에는 김씨가 실제로 활동하지 않았던 '노사모'의 핵심 멤버라고 적혀 있었고, 경찰은 김씨가 노사모의 핵심 멤버인지, 촛불집회에 자금을 지원했는지 집중 추궁했다. 취재 결과 김씨의 고향이 참여정부 핵심인사였던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와 같은 평창이라는 사실이 사건의 핵심이었다. 김씨는 이 당선자와는 일면식도 없었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노사모면 어떻고, 촛불집회에 나가면 또 어떻습니까. 이광재를 후원했으면 또 어떻습니까. 그것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저를 이렇게 했다면, 실제로 그랬던 사람들에게는 도대체 어떻게 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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